SK텔레콤이 리비전A 식별 번호가 ‘010’으로 결론나면 이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의 리비전A 서비스에 010 할당이냐, 기존 번호(01y) 유지냐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정보통신부의 선택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리비전A 서비스에 “기존 번호 유지”를 주장하는 LG텔레콤과 “010 전환이 당연하다”는 KTF 측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사실상 LG텔레콤 편에 서면서 3세대 사업을 둘러싼 이통 3사의 진영 간 싸움도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의 고위관계자는 29일 “리비전A의 정통부의 번호정책에 중립적인 시각”이라며 “다만 010으로 결론이 나면 리비전A 서비스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비전A 서비스의 수명이 길어야 3년 정도라고 볼 때 기존 번호 유지라는 이점이 없다면 수천억원을 들여 서비스를 시작할 이유가 별로 없다”며 “010으로 결정나면 리비전A 진출은 포기하고 오히려 WCDMA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존 번호가 유지되면 리비전A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물론 SK텔레콤이 리비전A 사업을 결정해도 최종 서비스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정통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방침은 리비전A를 향한 정통부의 번호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9∼10월 LG텔레콤이 리비전A 사업 시작을 앞두고 식별번호를 결정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결정이 임박한만큼 사업자 간 논쟁과 여론몰이도 치열하다.
010번호 통합정책과 LG텔레콤 특혜론을 주장하며 010으로 반드시 가야 한다는 KTF와 기존 1.8㎓ 주파수 대역을 쓰고 있고 EV-DO 진화서비스기 때문에 기존 번호를 유지해야 한다는 LG텔레콤간의 공방이 뜨겁다. 이 상황에서 나온 SK텔레콤 의견은 LG텔레콤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식별번호가 010으로 결정되고 SK텔레콤이 리비전A를 포기하면 LG텔레콤은 700만 가입자를 타사에게 빼앗길 개연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리비전A 사업에서도 단말기 소싱 부담 등으로 동력을 잃게된다. 반대로 기존 식별번호가 유지되고 SK텔레콤이 리비전A를 시작하면 LG텔레콤이 완전 부활하고 KTF의 3G 올인 전략은 상당한 힘을 잃게 된다.
정통부 관계자는 “업체마다 주장이 다른 것을 알고 있으며, 010 번호통합 정책과 소비자선택 등을 고려해 9월에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통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제로섬 게임으로 인한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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