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다윗과 골리앗 전쟁 시작됐다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사활을 건 가을대전이 시작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웹젠, 한빛소프트 등 대형게임업체들이 다음달 기대작들을 대거 선보이며 사상 최대의 한판승부를 예고한 가운데 엔플레버, 엔도어즈, 나인휠스 등 중견개발사들도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차기작을 출시하면서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그동안 중소게임업체들은 대형 게임의 서비스 시점을 피해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례적인 돌출사태에 게임업계 전체가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중소형업체들의 대공세에 대해 지난 2∼3년간 두터워진 온라인게임 사용자 층, 안정화된 시장 저변 외에도 작품성 및 네티즌의 기호가 다양화해지면서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하고 있다.

 김태곤 엔도어즈 개발이사는 “어느 해고 대작이 없었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2∼3년전 개발 초기 때와는 다르게 초기 사람 모으기, 융단 폭격식 마케팅보다는 장기적인 게임성과 품질의 진화가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와 온라인게임 흥행의 차이점에 대해 “‘한번보고 말 것이냐’와 ‘두고두고 즐길 것이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엔플레버(대표 박승현)가 전격 공개한 3번째 신규 프로젝트인 ‘이그니스 로어(IL)’는 수십명 선의 소규모로 참가가 제한되는 MORPG를 표방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엔도어즈(대표 조성원)가 3년 이상 총력을 기울여 만들고 있는 ‘아틀란티카’도 도 전문가들로부터 게임 자체의 경쟁력 만큼은 메이저급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인휠스(대표 김영선)도 새로운 비행전투 레이싱게임 ‘플라이팬(가칭)’으로 올 연말시장에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엔트리브소프트의 ‘공박’(캐주얼 스포츠),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에어로너츠’(비행 슈팅), 비스킷소프트의 ‘아스트로레인저’(리듬액션) 등도 하반기 시장을 정면 겨냥한 신작이다.

 이들 중소형 게임개발자들은 한결같이 “단지 독특하게 쌓아 온 게임성과 차별성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 들여지느냐가 올 겨울시즌 흥행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세웅 레드덕 이사는 “이전에는 메이저업체들의 신작만 나오면 무조건 피해가기 바빴다”며 “규모의 경쟁 일변도가 아니라 질적·내용적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뜻이며 이용자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순부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창천’, 웹젠의 ‘헉슬리’에 이어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다음달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사장 최대의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