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시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u헬스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u시티 관련 ‘밑그림 그리기’ 혹은 ‘기반 조성 환경 구축’이 한창이다. 현재 u시티 사업은 도시 기반 인프라와 운영 플랫폼을 토대로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민에게 유비쿼터스적인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u시티 사업자들은 u시티의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데 적지 않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u시티 시장 활성화 관건은 사업자들이 u시티를 구축한 후 과연 어떤 서비스 모델을 제공했을 때 도시민들의 지갑이 열리느냐에 달려있다.
현대인 관심사 중 하나는 웰빙이다. 도·시민 모두가 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사업자들이 초기 u시티 시장을 안착시키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u헬스를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u헬스 시장 성장 가능성 높다=u헬스는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를 연결, 언제 어디서나 예방·진단·치료·사후 관리의 보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헬스케어와 IT 산업이 접목한 u헬스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u헬스 산업이 미래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진원지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2005년 11월말 u헬스 전체 내수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서비스 및 장비시장을 포함해 총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TRI가 전국 30·40대 연령의 8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u헬스 시장 수요와 수용도’ 조사에 따른 것이다. 이 자료가 u헬스 내수 시장 전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u헬스 시장 성장 가능성을 예감케 한다.
이를 입증하듯 인텔·제너럴일렉트릭(GE)·지멘스·필립스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헬스 산업을 일찌감치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뒤늦게 생화학진단기 등 헬스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눈을 뜨고 내년 사업화를 목표로 준비중이다. 게다가 웬만한 매출 규모의 국내 업체는 물론 건설·홈네트워크·통신·IT서비스 등 대다수 산업 분야에 걸쳐 u헬스를 성장 동력으로 삼지 않는 기업이 거의 드물 정도로 u헬스는 21세기의 뜨거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정보 솔루션 업체들은 지방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범사업과 함께 홈 네트워크 기술 연동를 통해 통신 사업자·건설업체·실버산업체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u헬스 생활 곁으로 다가온다=기술의 진화로 병원이란 공간 안에서 치료위주의 의료 서비스가 이루어지던 기존 시대에서 벗어나 가정을 비롯한 실생활 전 영역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평생에 걸쳐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성정보는 ‘하이케어’란 브랜드를 내세워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에게 모바일 당뇨관리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수유비케어도 인성정보와 유사한 ‘엠닥터’란 모바일 건강 관리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상용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비트컴퓨터는 신안군 도서지역·안양교도소·최전방 OP·울릉도·안산시 단원구 보건소 등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원격진료서비스를 제공, u헬스 적용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트컴퓨터는 우크라이나에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 해외에서도 u헬스 관련 제품의 신뢰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개인이 아닌 의료 기관을 타깃으로 한 u헬스 시장도 활발하다. 의료 정보 솔루션 업체들이 병원에 u헬스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 등의 업체들은 야간에 집에서 디지털 의료 영상을 판독하거나 의료기관 간의 영상교류, 전문가에게 원격판독을 의뢰하는 웹(Web)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등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올해 u헬스 산업 육성 및 모델 발굴에 나섰다. 정통부는 충청남도에 한화S&C, 부산시에 인성정보, 경기도에 아주대산학협력단, 마산시에 KT 등 4개 업체를 각각 지자체의 u헬스 시범 사업자로 선정하고 8월부터 u헬스 시범 사업에 나섰다. 정부는 이를 통해 u헬스 기술 및 비즈니스 가능성을 시험·검증하고 서비스 활성화 기반을 조성, 신규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u헬스 인프라 의료기기 산업 체질 개선 시급
우리나라 u헬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체질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u헬스 인프라격인 의료기기 산업이 이를 뒷받침해야한다. IT만으론 u헬스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u헬스 관련 비즈니스 모델 발굴·기술 입증을 위해선 IT와 의료기기 등의 두 산업이 시너지를 내야만 세계 u헬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IT 못지 않은 첨단 산업이다.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을 담보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이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3200억달러 규모 매년 5%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득 수준 향상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의료기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않다. 1700여개 국내 의료기기 업체 중 매출 50억원이 넘는 기업은 50여개에 불과하다. 선진 대기업의 독점 가속화와 중국 의료기기 업체의 빠른 추격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수출은 제자리 걸음 인데 반해 의료기기 수입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u헬스 서비스가 상용화되더라도 알짜배기는 외국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의료정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SW)만 독자 개발에 성공했을 뿐 의료기기는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는 u헬스 시장에 더욱 역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 산업은 생사 갈림길에 선 만큼 혁신이 필요하다.
바이메드시스템 김진하 사장은 “정부는 선진기업과 경쟁 가능한 분야를 선택, 집중 육성하고 기업들도 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업을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안군 4만7000명의 건강 지킴이 ‘원격진료시스템’
△의사: “어디가 불편하세요?”
△환자: “몸 여기 저기에 갑자기 발진이 생기고 가려워서요.”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는 곳은 홍도 보건 진료소다. 그렇지만 해당 의사는 목포에 소재한 목포 중앙 병원에 있다. 먼 거리에서도 환자 진료가 가능한 것은 의사가 원격 진료시스템을 이용,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도서 지역 주민을 진료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진료시스템 모니터에는 환자와 홍도 보건진료소에 근무하는 김애란 간호사가 보인다. 스피커를 통해 환자 목소리도 뚜렷하게 들린다. 의사는 모니터를 통해 환자 상태를 영상으로 파악한다.
△의사: “전자 스코프로 자세히 보여주시겠어요?” “접촉성 피부염으로 보이는데, 다른 곳도 좀 보여주세요.”
의료 전문 확대경을 통해 피부의 상태가 상세하게 보인다. 건강측정장비로 환자의 맥박과 혈압 등 기본적인 생체 정보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장비들은 원격진료시스템과 연결돼 수치와 시그널(신호)이 화면에 표시된다.
의사가 진단한 뒤 환자와 상담한다. 진단 뒤에는 처치요령을 설명하고 키보드로 처방전을 작성, 홍도진료소의 원격진료시스템에 전송한다. 화면 너머에서는 홍도진료소의 의료진이 이를 출력, 조제한 뒤 투약한다.
그동안 홍도 주민 400여명의 건강을 책임지던 곳은 홍도 내 유일한 의료기관인 보건진료소. 그러나 7년째 이곳에서 김애란 간호사 혼자서 상주한 탓에 홍도 주민들은 진료의 질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이곳 주민들은 육지 진료를 받고자 해도 도서 지역이란 특성상 목포항까지 쾌속정으로도 2시간반이 걸리고, 하루 두차례 운행에 그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트컴퓨터가 신안군 보건소와 신안군 내 도서지역 19개 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를 목포중앙병원과 화순전남대 병원에 연결하는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 지난 7월 26일 개통한 이후 열악한 진료 환경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각종 첨단 디지털 의료장비를 통해 보건 의료서비스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도서지역 주민들이 육지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까운 보건 지소나 보건 진료소에서 보다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서남해상의 다도해로 총 1004개의 도서로 형성된 군이다. 72개의 유인도에 4만7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의료시설이 부족한 탓에 주민들은 보건소·보건지소 등에 의존해왔다.
홍도진료소 김애란 간호사는 “의료서비스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제공되지 못한 환경이고 소아과나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의 진료과목은 더더욱 진료 사각지대였다”며 “병원 의사선생님과 직접 원격진료가 가능,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신안군 보건소 관계자는 “원격진료시스템 운영을 통해 취약했던 도서지역 주민의 의료처우에 큰 보탬이 되고 진료 수준의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원격진료를 경험한 주민들의 반응이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