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세상 살면서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남의 이야기와 너무나 공감이 가는, 그 주인공이 바로 나 자신이 된 듯한 내 이야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21세기 국경 없는 정보화시대, 수많은 자극들로 인해 희한한 남 이야기는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하기 힘들어졌다. 너무나 다양한 정보와 자극들은 그것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게 하면서 도리어 실감하지 못하게 되곤 한다.
그리하여 ‘공감’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내가 중심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UCC 열풍도 연출자로 또는 배우로 내 자신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 울림이 남다른 것이며 미니홈피·블로그 등의 1인 미디어 역시 나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힘이 더해 간다고 볼 수 있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 마케팅에 있어서 ‘공감’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광고에서 필요로 하는 공감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 다른 종류의 공감과는 큰 차이가 있다. 매우 짧은 시간에 확연한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의 특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매우 ‘자극적인(?)’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듯 공감을 좀더 고유하고 특수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감에 재치와 유머를 더하는 일련의 재창조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SK텔레콤에서 제작 방영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 T의 ‘이동통신 완전정복’ 캠페인을 보면 이러한 공감 크리에이티브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누구나 공감하는 고민들을 찾아내고, 고민에 맞는 재미있는 상황을 설정하며 재치 넘치는 고민 해결의 방법까지. 이동통신 완전정복 캠페인은 ‘공감’이란 키워드를 통해 작금의 고객들을 더욱 이해하면서 좀더 깊은 관계를 맺는 과정에 다름없다.
핸드폰의 액정 화면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를 한다면 어떨까? 반가운 얼굴들을 대하는 기쁨도 크겠지만, 화면에 비친 나의 모습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동통신 완전정복 캠페인의 첫 시리즈인 ‘영상통화 완전정복’은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위기대처’ 편을 보면 잠결에 벨소리에 깨어 영상통화를 하는 젊은 여자가 등장한다. 영상통화를 통해 잠결에 흘렸을지 모르는 침과 눈곱,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까지 들킬 위기에 처한 그녀, 하지만 재빠르게 두 눈과 입 주변, 머리까지 체크해 준다. 그리고 영상통화를 끊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화면조정’ 편은 ‘쌩얼’로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 통화 전 화면에 용이 불을 뿜어내듯 입김을 불어 넣는다. 포토숍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쌩얼 노출 방지법을 보여준다. 또 ‘유형학습’ 편과 ‘특수효과’ 편에서는 영상통화시 화면을 되도록 멀리하게 함으로써 얼굴을 작게 보이도록 하는 방법과 선풍기를 통해 긴머리를 흩날리게 하여 신비로운 자태를 연출하는 방법 등이 소개된다.
캠페인에 대한 반응을 보면 공감 크리에이티브의 위력을 알 수 있다. 방영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이 캠페인은 네티즌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는 광고에서 알려주는 방법들을 영상통화뿐만 아니라 영상메일이나 동영상 촬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도 커서 SK텔레콤과 TBWA 코리아에 직접 다음 편의 내용을 문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후 ‘이동통신 완정정복 캠페인’은 T의 다양한 서비스가 이미 고객에게는 보편적인 생활과 일상의 일부인만큼 이를 더욱 재미있고 즐겁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를 시리즈 형태로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완전정복이라는 컨셉트 아래 고객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프로그램과 매뉴얼이라는 특성을 살리는 아이템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행사로 고객의 공감대와 참여도를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고객들이 영상통화를 비롯한 새 이동통신 서비스에 더욱 쉽고 즐겁게 적응할 수 있도록 신모바일 문화의 확산에 나서는 이번 이동통신 완전정복 캠페인은 과거 SK텔레콤의 생활의 중심 캠페인을 잇는 대국민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무환 SK텔레콤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kmh74@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