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자녀교육
방현철 지음, 이콘출판 펴냄.
최근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에 부잣집 자녀가 가난해질 확률이 높다는 내용의 칼럼이 실린 적이 있다. 풍요로움과 부유함이 주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부잣집 자녀가 현명함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내용이다.
물론 대를 이어 부(富)를 유지하며 사회적인 존경까지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공들여 일궈 놓은 부가 자식세대 혹은 다음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이 무엇일까?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복권에 당첨돼 부와 명예를 누린 사람이 어느 한순간에 빈털터리로 전락한 사례가 보도됐다. 일순간에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람이 왜 나락으로 떨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이런 사람은 부자 흉내만 낼 줄 알았지 부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무엇’인가가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원인을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 즉 어렸을 때부터 부자되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운동선수라도 기초 체력이 부족하면 대성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이 없으면 부를 유지할 수 없다. ‘부자 3대 못간다’는 옛말은 자수성가한 부모가 자신이 깨달은 ‘부자 노하우’를 자녀에게 물려주기가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부자가 되는 기초 체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기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의 부자가 어릴 적부터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그 노하우를 어떻게 자녀에게 전해주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적인 부자의 자녀 교육법 속에는 부자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 가득 들어 있다. 빌 게이츠·워런 버핏·이건희·록펠러·리카싱 등 세계적인 부자의 교육법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미래를 내다보는 방법으로 끊임 없는 독서를 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독서에서 미래의 길을 찾으려 한다. 둘째, 이들은 모두 ‘절약의 습관’을 생활화할 것을 강조한다. 풍요로운 자녀에게 이런 습관을 가르치는 것은 자린고비처럼 아끼기만 하기를 권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절제의 기술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 셋째, 노동의 가치를 귀하게 여긴다. 세계적인 대부호의 자녀도 어릴 적부터 직접 일을 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체득한다. 넷째, 사회적 의무를 다할 것을 권한다. 부자 대부분이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녀에게도 오래 전부터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사람은 평범한 독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재산을 모은 부자로 자신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부자가 자녀 교육에 대해서 갖는 고민은 평범한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 책에 거론된 부자는 고민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법을 가지고 자녀 교육에 임하고 있다.
그들의 자녀 교육법은 단순하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용돈 관리·독서·근검 절약·노동의 의미와 가치·사회적 책임 등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그러나 진리는 언제나 평범함 속에 있는 것이며 부자와 보통 사람이 다른 점은 ‘이 평범한 진리를 실천했느냐’다. 1만2800원.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