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 전기차 제조 레오존

개발 직원이 컨셉트카로 개발된 2인승 소형 전기차를 점검하고 있다.
개발 직원이 컨셉트카로 개발된 2인승 소형 전기차를 점검하고 있다.

 서울 독산동 전철역 1번 출구를 나와 스무걸음만 걸으면 국내 굴지의 자동차기업 본사가 나온다.

 독산동에 자동차회사라니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사실이다. 세계 1위의 전기차 제조사를 꿈꾸는 레오존(대표 이정용 www.leozone.co.kr)의 야심이 이 곳에서 자라고 있다.

 이 회사의 450평 남짓한 전기차 개발 연구동에는 요즘 활기가 넘친다. 이달에만 전기스쿠터 300대를 내수시장에 출하하는 등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동 벽에는 ‘Idea is Power!’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석유가 아닌 전기로 가는 자동차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겠다는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연구동에서는 전기스쿠터를 최종 조립하고 테스트하는 직원의 손길이 분주하다. 스쿠터 조립은 경기도 화성과 천안 아산의 조립공장에서 위탁 처리한다고 이정용 사장은 설명한다.

 또 다른 구석에는 최고 시속 130㎞까지 달리는 2∼4인승 SUV 차량인 ‘LEO S-15’와 소형 전기차 ‘LEO EV3’가 보인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았던 레오존의 전기자동차는 아직 시판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중반은 되야 정부의 형식승인을 받을 수 있고 도로 주행을 위한 법적 제약도 많다. 결국 올해까지는 전기스쿠터 매출에 회사 운영을 의지해야 한다. 우선 다음달까지 전국 50여곳에 레오존 판매 딜러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전기스쿠터 3개 모델 중에서 ‘레오 1000’은 폴리머전지를 채택해 한번 충전으로 왕복 100㎞를 주행한다.

 “일반 스쿠터에 비해 전동스쿠터는 순발력·주행거리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도 됩니다. 전동스쿠터의 가격도 동급마력의 일반 스쿠터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에요.”

 이정용 사장은 “여성 고객층을 겨냥해 스쿠터에 어울리는 헬멧·가방·부츠·목도리 등 패션 아이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친환경 교통수단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한다.

 레오존은 요즘 스쿠터 붐이 일면서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신형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매연이 없고 조용한 전기스쿠터야말로 젊은 여성의 교통수단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아직 전기차 시장이 초기에도 불구하고 레오존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진히 늘려가고 있다. 내달 말이면 15명인 레오존의 전기차 개발 인력이 25명으로 늘어난다.

 요즘에는 미국의 자동차 부품회사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제의해 협상 중이다. 레오존이 단순한 전기차 조립을 넘어 고효율의 모터 설계·제어·배터리 전원관리 등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기술력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기자동차 수출에 적합한 미국·호주·유럽·일본·중국 등지에 현지 유통망을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비하려면 전기자동차 외에 다른 대안이 없어요.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려면 전기차 보급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전기차사업에 꿈을 안고 뛰어들었던 많은 국내 중소업체가 정부의 무관심 속에 활로를 못찾고 문을 닫았던 사례를 안타까워 한다. 이제라도 전기차 보급을 위한 특별법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레오존’이라는 회사명은 본래 사자가 모이는 장소란 뜻이다. 즉 전기차 전문가가 함께 모여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이 사장의 야심에 더없이 적합한 이름이다.

 “전기스쿠터는 100원짜리 하나로 100㎞, 전기자동차는 1000원짜리 한장으로 150㎞를 가게 됩니다. 한번 진지하게 구매를 검토해보시죠. 더 저렴한 교통수단이 있나요.”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