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일하고 바다에서 즐긴다.” 해양 수산업종 종사자의 모토가 아니다.
“우린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제일모직 여수사업장은 보르도TV와 애니콜 휴대폰의 외장재 등 고부가 케미컬 소재를 생산하는 곳으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남해안 청정수역을 가까이에 두고 있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바다와 관련된 여가활동에 빠져 있다.
여수사업장 동호회 중 바다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동호회가 바로 스킨스쿠버 동호회. 지난 1995년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탄생한 이 동호회는 10년이 훌쩍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회원 수만 해도 현재 제일모직은 물론이고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해 49명에 달하며 연간 30회 정도의 다이빙을 진행한다.
처음 동호회가 생길 당시만 해도 바다에 흥미가 높은 직원으로 구성돼 스킨스쿠버 기초와 장비 사용법을 익히는 데 활동이 집중됐다.
하지만 10년의 관록을 자랑하는 동호회는 이제 국제공인협회에서 시행하는 인증시험과 다이빙 규정 횟수심사를 통과한 강사급 수준의 인스트럭터(instructor) 1명과 마스터(master)와 어드밴스(advance) 등급의 고급 전문가 7명을 비롯해 기초과정을 이수한 21명의 오픈 워터(open water) 등급자를 보유한 전문 동호회로 수준과 위상이 높아졌다.
스킨스쿠버 동호회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회원의 안전. 잠잠한 바다라도 한순간에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의 철저한 안전교육을 최우선으로 하는 탓에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단 한건의 사소한 사고가 없었다는 점은 동호회의 자랑이기도 하다.
여수 지역 주민에게 제일모직 스킨스쿠버 동호회는 해양 정화활동으로 더 유명하다. 비록 개인 취미생활로 시작됐지만 재능과 장비를 활용해서 뭔가 뜻깊은 일을 찾아보자고 논의한 끝에 정기적인 해양 정화활동에 나섰다.
여수지역 청정해역이 각종 어업 폐기물이나 쓰레기 등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발벗은 회원들은 여수사업장과 자매결연을 맺은 돌산 화태도 일대와 사업장 인근 바다 등에서 ‘물만난 고기(?)’가 된다. 또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바다의 날 행사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조순원 기장(생산 2팀)은 “바다 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던 회원들도 땅위에서 만나볼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에 이내 심취하게 된다”며 “회원들의 열정이 단순한 취미에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과 함께 바다지킴이로서 호흡할 수 있는 산소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