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C 아시아 2007]인터뷰 2題

왼쪽부터 앤디 백톨샤임 선 부사장, 한스 모이어 슈퍼컴 톱500 설립자
왼쪽부터 앤디 백톨샤임 선 부사장, 한스 모이어 슈퍼컴 톱500 설립자

◆앤디 백톨샤임 선 부사장 

‘HPC 아시아 2007’ 참가차 한국을 방한한 앤디 백톨샤임 부사장(52)은 아시아시장, 특히 한국과 중국이 HPC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본사 차원의 집중적인 지원과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슈퍼 컴퓨터의 ‘대부’인 앤디 백톨샤임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디 백톨샤임은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 MPP 부문 공급자로 선이 선정된데 대해 “KISTI는 세계 다른 국가기관과는 달리 민·관을 포함해 국가 전반적인 HPC를 관장하는 곳이어서 파급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한국의 HPC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현재 미국·유럽·일본 등에 비해 HPC 시장이 뒤져있지만 최신 시스템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자동차·석유·가스 등 제조업종에서의 수요가 크게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이 KISTI에 공급하는 HPC는 무엇인가.

 ▲선 독자적인 개방형 기술로 만들어지는 HPC다. 규모도 아시아 최대인 250테라플롭스에 달한다. IBM, 클레이 등 다른 HPC업체들의 경우 독자적 기술로 인해 소비자가 다른 기술을 적용할 수 없지만 우리는 개방형이기 때문에 모든 애플리케이션과도 호환되는 시스템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KISTI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11월 말 완성될 예정이다. 이후 테스트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다. 내년 봄 서비스를 포함한 1차 프로젝트가 구축 완료될 것이다. 2단계 프로젝트는 오는 2009년까지 차세대 테크놀로지(CPU 등)를 기반으로 새롭게 구현될 예정이다.

 -KISTI 프로젝트가 수익성 측면에서는 손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애초부터 수익을 생각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HPC 시스템을 구축한다는데 의미를 뒀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시장에서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아시아권의 많은 사용자들이 우리의 시스템을 경험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기술 이전에 대한 계획은.

 ▲KISTI는 아시아권에서는 HPC 관련 독자적인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우리는 KISTI의 HPC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KISTI와 국가 차원의 ‘그리드 컴퓨팅 솔루션’ 기술 이전을 논의할 것이다.

 -선의 아태지역본부(AP)가 한국으로 온 것도 KISTI 지원 때문이 아닌가.

 ▲한국에는 AP의 서비스 본부가 온 것이다.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KISTI 이외 현대해상화재 등 큰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 주로 기술 인력 확보, 고객 지원 등에 전념할 계획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앤디 백톨샤임 부사장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로 세계 최고의 HPC 전문가로 꼽힌다. 25년간 네트워크 컴퓨팅에 관한 전문가로 활동하며 선의 워크스테이션 제품 라인을 만들었다. ‘스탠포드대학 네트워크 워크스테이션’을 창안했고 ‘스팍스테이션1’ 등 다른 성공적인 선 제품의 출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976년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77∼1982년에는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현재 미국 국가공학협회 회원이다. 

◆한스 모이어 톱500 설립자

“세계 슈퍼컴퓨터 시장의 70% 이상이 클러스터 기반입니다. 클러스터 기반의 슈퍼컴은 CPU 등에서 양산 제품 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비가 훨씬 저렴합니다.”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HPC 아시아 2007 콘퍼런스’의 주요 외빈으로 참석중인 한스 모이어 슈퍼컴퓨터 톱500 사이트 설립자(독일 만하임대 교수)는 “인피니티 밴드와 같은 고속 네트워크 기술이라든가 리눅스 운용체계 등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는 클러스터 슈퍼컴 구축이 대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모이어 교수가 설립한 톱500 사이트(www.top500.org)는 1년에 두 차례씩, 6월과 11월에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을 분석해 1위부터 500위까지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유럽은 자동차나 유전 등에 슈퍼컴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금융 쪽에서도 슈퍼컴의 쓰임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고, 환경이나 기상분야에서도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모이어 교수는 이와 함께 칩 시장에 대해 “인텔이 멀티코어 CPU 칩의 일종인 ‘우드크레스트’를 발표한 이후 AMD가 장악하고 있던 CPU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지역의 슈퍼컴은 전 세계 500위 권에 겨우 70대가 포함돼 있고, 성능면에서도 전체의 14%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한국은 겨우 5대만이 톱 500위권에 들어 있습니다. 세계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일본이나 중국에도 뒤져있는 한국은 슈퍼컴 성능의 개선이 더 필요합니다.”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