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보안 수준 향상인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 보호인가.’ 최근 NHN이 실시간 감시 기능을 포함한 무료 백신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보보호 기업과 NHN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NHN은 고객 보안 수준 향상을 위해 무료로 실시간 감시 기능이 있는 보안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섰고, 안철수연구소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정보보호 산업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보보호 업계는 몇 해 전부터 NHN·다음·엠파스 등 거대 인터넷 기업이 무료 백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포털은 툴바를 통해 악성코드에 감염된 고객의 PC를 치료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 이 서비스 모델은 정보보호 기업의 매출 모델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포털의 무료 보안 서비스는 보안 기업이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파도였다. 그렇게 서비스는 시작됐고 정보보호 기업은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날로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 속에서 고객의 PC를 보호한다는 포털의 명분을 막을 길이 없었다.
1년 여가 지난 현재 국내 최대 포털인 NHN은 사후 치료 형태를 넘어 보안 기업들의 사업 모델인 사전 감시 기능까지 있는 서비스를 하겠다며 베타테스터를 모집했다. 물론 NHN이 무료 서비스를 하게 되고 고객이 많이 사용하면 국내 전반적인 보안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
국내 정보보호 기업은 이 서비스로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개인 보안 시장에서 설 땅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정보보호산업은 인터넷 산업의 인프라임과 동시에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방위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 해커가 미국과 프랑스, 우리나라 등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는 등 사이버 전쟁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국내 보안 업체가 무너지면 우리는 사이버 국토의 방위를 외국 용병에게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정보보호는 단순한 산업의 의미를 넘어서는 분야다. 시장과 사용자, 업계와 국익 등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인터넷과 보안 산업이 협력해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하는 이유다.
김인순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