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중요하지 않다. 강한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에 도전한다.’
토종 통신·네트워크 장비 기업이 틈새시장 공략을 날로 강화했다. 과거부터 우리나라 네트워크 시장은 시스코시스템스, 알카텔, 화웨이, 노텔 등 외국 기업이 독식하다시피 한 게 사실이다. 외국기업은 수십년간 쌓은 기술력과 거대기업다운 규모의 경제로 지금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업계를 주름잡는다.
하지만 국내 중소·벤처 네트워크 기업들도 중계기, 게이트웨이,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 등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컨버전스 시장이 기회=국내 통신·네트워크 관련 중소 기업들은 올해 본격화한 와이브로, WCDMA, HSDPA 등 3·4세대(G) 통신시스템 투자로 새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차세대 통신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뉴그리드테크놀로지, 쏠리테크 등 게이트웨이, 중계기 업체들은 이 시장 선점을 지상 과제로 삼고 신제품 개발 등을 강화하고 있다.
진화하는 홈네트워크,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터넷프로토콜TV(IPTV)와 같은 컨버전스 시장도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기존 이동통신시스템 백본을 IP기반으로 전환하는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을 비롯, 인터넷전화(VoIP) 등 유·무선과 통신·방송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구현하길 원하는 통신사업자의 요구가 발생했다. IPTV 활성화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 교체 수요는 파이오링크 등 국산 스위치 기업이 도약의 기회로 보는 분야다.
국내만 시장이 열리는 게 아니다. 통신장비 업계는 “프랑스텔레콤, BT 등 해외 통신사업자들도 IMS 등에 빠르게 대처한다”라며 “올초 1억달러 가량인 IMS장비 시장 규모는 오는 2010년에 1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결실도 나와=해외 시장을 뚫으려는 국내 통신·네트워크 기업의 노력도 치열하다. 지난달엔 기산텔레콤·텔코웨어 등 10여개 국내 중소 통신장비 업체들과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 ‘NGcN공동마케팅협의회’를 구성해 컨소시엄 형태로 해외 통신 프로젝트에 직접 진출키로 했다. 단품 공급이 힘든 글로벌 업계 현실에 대응키 위한 상부상조다.
개별 기업의 진출 성과도 나타났다. 알에프윈도우(대표 이성재)는 작년 말 일본 WCDMA 사업자로부터 4000만달러 규모의 간섭신호제거(ICS) 무선중계기 공급 물량을 확보했으며 기산텔레콤은 지난 7월 280억원 규모의 캄보디아 정부 및 지방행정전산망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구교광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 사무국장은 “네트워크·통신장비 수출은 IT 강국의 기본”이라며 “국내 중소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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