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주도하는 한국 게임시장에서 비디오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는 한발 물러서 있는 듯한 양상이다. 한국이 이미 10년 전부터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을 자부하면서 세계 온라인게임의 텃밭을 일궈왔기 때문이다. 미국·일본시장에서 콘솔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 게임고객이 6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시장에서 이들 게임의 위상은 당연스레 보인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게이머들을 공략하기 위한 더욱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MS X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격돌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들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솔과 타이틀 마케팅 전쟁이 게이머들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비디오게임 시장 활짝 연다=비디오게임 분야에선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결이 점점 치열해져 가고 있다. 두 회사는 SCEK가 지난 6월 야심적으로 준비한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3를 국내에 정식 발매하면서 1년 이상 국내에서 공을 들여 온 MS의 X박스360과 전면전에 들어갔다.
SCEK가 국내에만 80Gb 대용량 하드디스크가 딸린 PS3를 발매하고 신형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도 일본보다 2주 앞서 이달 초 판매에 들어가는 등 국내 시장에 공을 들이자 MS도 120Gb 착탈식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X박스360의 프리미엄 버전 ‘X박스360 엘리트’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여름에 시작된 두 회사의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경쟁은 가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 이런 불꽃 경쟁은 최대의 승부처가 될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두 회사는 한글화된 대작 게임들을 잇달아 공개하고 네트워크를 통한 대전 플레이와 게임 다운로드 판매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중심의 국내 시장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다. SCEK는 통신 사업자들과 협력, PS3를 IPTV용 셋톱박스로 제공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커진다=모바일게임 분야에도 변화의 물결은 거세게 일고 있다. 난립해 있던 영세 개발사들이 정리돼 가면서 메이저 개발사들이나 퍼블리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 또 네트워크 게임, 부분유료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진 컴투스·게임빌 등 메이저 개발사들이 퍼블리싱도 주도했다면 최근엔 세중나모를 비롯, KTH·모바일데이 등 전문 퍼블리셔들도 속속 등장해 퍼블리싱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개발사-퍼블리셔-이통사’의 분업 형태로 변화하고 자금이나 마케팅 여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들도 개발에만 전념, 좋은 게임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트워크 게임, 부분유료화 등의 모델도 일부 성공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에 대한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부 모바일 RPG나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게임들의 경우 전체 매출의 50% 정도까지 아이템 판매로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 역시 부분유료화 모델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형 업체에 시장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