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3)]IT가 바꾸는 삶-휴대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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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지하철 안.

 차안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을 둘러본다. 졸고 있는 사람, 신문을 보는 사람, 무언가를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는 사람, 휴대폰으로 전화통화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 DMB폰으로 방송을 보는 사람, PMP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 휴대형 게임기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 등 상당 수의 사람들이 디지털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용 형태도 다양하다. 언제부턴가 디지털기기를 한 두 개씩 소유하는 것도, 이를 이용하는 것도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됐다.

 휴대폰과 MP3플레이어를 제외하면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던 디지털 휴대단말기들이 이제 우리 옆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열광하는 10∼30대 젊은 층에게 생활을 기록하는 디지털카메라는 필수품이나 다름 없다. 얼리어답터나 마니아 층의 전유물이던 PMP와 휴대형 게임기도 대중화를 맞고 있다. 바야흐로 디지털기기 전성시대다.

 ◇화두는 컨버전스=휴대단말기 분야의 화두는 단연 컨버전스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단말기 안에 갖가지 기능이 모두 모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MP3P에는 동영상 재생, 전자사전, 지상파DMB 수신, FM라디오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전자사전에도 동영상 재생과 MP3P 기능이 들어가며, 디지털카메라에서 PMP와 같이 동영상 재생과 텍스트뷰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이쯤되면 MP3P, 전자사전, PMP 중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할지 애매하다. 이러한 컨버전스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 무한경쟁시대=컨버전스가 진전되면서 사업영역 간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업체들간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MP3P 시장을 예로들면 과거에는 MP3P 제조업체들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휴대폰·PMP·디지털카메라·내비게이션 등 MP3P 기능이 들어가는 모든 사업자가 경쟁상대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능만 많이 모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기술 경쟁력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를 읽어내고, 이에 걸맞은 마케팅을 펼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MP3P 제조업체들이 음악포털과 제휴하고, PMP 업체들이 인터넷 동영상 강의사이트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이런 맥락이다.

 ◇감성코드 읽기가 경쟁력=최근에는 휴대단말기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아이콘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이나 MP3P 등은 이미 필수품목이 되면서 이를 소유한 소비자간에 동질감을 느끼거나 자신을 뽐내는 액세서리 역할까지 하고 있다. 10대나 20대 소비자들에게 휴대폰은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는 주요한 표시도구가 됐으며 최근에는 30, 40대까지 넘어갔다. 여성층을 겨냥해 내놓은 LG전자의 프라다폰이 초기 30, 40대 남성들의 구매율이 더 높았던 것도 이같은 현상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제조업체들은 소비자 감성코드를 읽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감성디자인을 넘어서 감성마케팅까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동규·권건호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