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일변도였던 모바일솔루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모바일솔루션업계는 더이상 이동통신산업의 최대 수혜자가 아니다. 당장 내일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일부 선도업체는 시장에 매물로 나와 인수합병의 타깃이 됐다. 신서비스 등장, 방송과 포털 등의 관심 속에서도 정작 업계 스스로 진단하는 미래는 어둡다. 이통사 중심의 협력 구조, 자체 개발 노력 미흡, 위피 정책 혼선 등 복합적 요인으로 위기를 맞은 모바일솔루션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대안을 3회에 걸쳐 긴급, 분석한다.
글싣는 순서
상: 시장이 무너진다
중: 왜곡된 하청 구조
하: 해외시장이 살 길
◆상: 무너지는 모바일솔루션
“올해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
코스닥에 등록한 한 모바일솔루션업체 대표가 던진 말이다.
올해는 일부 이통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며 투자를 한 덕에 수주물량이 좀 있었지만 내년은 투자마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계약조건이 이통사 매출에 따른 정률제로 하자는 등 업체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돼 버리면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모바일솔루션 업계 전반의 획기적인 사업구조 변경과 체질개선 없이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 저조=올해 이전 코스닥에 등록한 모바일솔루션 업체 10곳 가운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올린 업체는 지어소프트, 인프라웨어, 텔코웨어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모바일솔루션은 시장 특성상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된다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올해 상반기 2억8000만원의 적자를 낸 지오텔은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의 흑자를 냈다. 상반기 19억원의 적자를 낸 모빌탑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24억원을 남긴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4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남겼던 엑스씨이는 올해 8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말았다.
이 같은 경영상황을 반영하듯 인원도 줄었다. 이루온은 전년 상반기 135명에서 올해는 108명을 줄었고 엑스씨이의 직원수는 77명에서 46명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등록한 업체들은 이통 3사 프로젝트를 상당수 수주한 업체들이고 보면 나머지 업체들의 상황은 더 안 좋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모바일솔루션은 M&A대상= 최근 모바일솔루션업체의 경영난 소문이 외부로 퍼지면서 이들 업체를 상대로 한 인수합병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아이콜스가 인수한 신지소프트는 올 초 횡령사건에 휘말리면서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 M사와 X사는 인력의 절반을 구조조정한 데 이어 최근 합병,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바일솔루션 간판업체인 이들 업체의 매각설은 업계 전반에 충격을 던져준다.
업계는 장기비전과 수익성에 한계를 느낀 모바일솔루션업체 경영진이 회사운영에 지친 나머지 회사를 그냥 넘겼으면 하는 의식이 깔린 현상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외산 업체에 시장 내줘= 국내 모바일솔루션 업체의 약세를 틈타 외산솔루션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토대로 한 외산솔루션 업체들은 브라우저, 그래픽, 버추얼모신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국내 솔루션 업체의 자리를 대신했다.
모바일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오픈웨이브는 KTF차세대 브라우저 개발에 참여키로 결정했으며 어도비는 자체개발한 모바일솔루션 ‘플래시캐스트’에 대한 이통사 영업에 돌입했다. 이노패스, 인시그니아 등 단말관리(DM) 분야에서도 이통사를 상대로 한 외산 솔루션업체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3D그래픽은 고미드, 와우포엠, 리코시스 등 토종업체가 선도했던 분야지만 최근에는 아크로디아와 에이치아이 등 일본 업체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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