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끄는 이공계 사람들](6)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

[대한민국 이끄는 이공계 사람들](6)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

 1000억, 1조원 이상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창업을 하라. 그리고 창업해 성공하려면 이공계를 가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55)는 주저없이 말한다. 그는 이어서 “이공계에 들어가면 꿈을 키울 기회가 많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노력하라”고 덧붙인다.

 진대제 대표의 말이기에 믿음이 간다. 그의 인생 자체가 그래 왔기 때문이다. 국내 1호 국비장학생으로 미국(매사추세츠주립대·스탠퍼드대 석·박사)에서 유학을 했다. IBM 왓슨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 삼성전자에 스카웃돼 한국 반도체 신화의 기반을 닦았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한 그는 또한 최장수 정통부장관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참여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제시한 IT 839전략이 그의 ‘작품’이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진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물었다.

 “16MD램 개발.”

 그리고 한마디를 더 얹혔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확인했지요.”

 세계 최초의 16MD램 개발은 한국 반도체산업사에서 정말 의미있는 성과였다. 당시 ‘일본 것을 베꼈다’는 비아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한국 반도체 산업은 16MD램 개발을 통해 세계 최정상으로 올라섰다. 92년 당시 세계 D램 시장에서 16MD램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93년 경쟁사가 몇곳 나왔지만 점유율은 여전히 80% 이상이었다. 16MD램 핵심 개발기술은 2000년 256MD램까지 이어졌다. 당시 과로 및 스트레스 등으로 시력까지 희미해진 경험이 있다는 진 대표는 “일본을 잡아 젖히기 위해 무조건 열심히 일했다. 그런 목표의식이 만든 결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진 대표가 각종 강연 등에서 빼 놓지 않는 자랑꺼리(?)가 또 하나 있다. 지난 2002년 IT업계 최고의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서 동양인 최초로 기조연설을 한 것. 그것도 사실상 정례화하다시피 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대신이었다. 그는 이 세계적인 이벤트를 그의 자리로 만들었고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실제로 진 대표의 발표(프레젠테이션)는 정평이 나 있다. 장관 시절 다른 장관들은 그의 발표 때문에 골치가 아파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노하우를 물었다.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승부는 5분 이내에 결정됩니다. 5분 이내 관심을 끌지 못하면 발표는 죽습니다. 1시간30분 동안 사람들은 한편의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지요.”

 그가 대표로 있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는 이른바 ‘진대제펀드’라는 사모펀드(PEF)를 운영중이다. 320억원 규모의 1호를를 결성한데 이어 최근 1060억원 규모의 2호도 만들었다.

 “IT산업을 재조성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약한 부분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할 것입니다. 투자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과고 바이아웃(인수해 정상화 후 매각)도 할 계획입니다.”

 진대제 대표의 다음 계획도 역시 새로웠다. 교육기관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인수하거나 직접 만들 예정이다. 그는 편하게 말했다.

 “성공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고 매너리즘에 빠집니다. 계속 새로운 것을 추구할 것입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인생모토

-‘일일학일일신(日日學日日新)’. 매일매일 배우고 새로워져야 한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

-앤디 그로브 전 인텔 회장. 그의 반도체에 대한 집념은 대단하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견지명 또한 뛰어나다. 대학 재학시절 그의 저서를 외울 정도로 공부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공계에 한마디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타깝다. 그러나 아무 문제가 없다. 자기가 하는 일이 크든 작든 세계 최고가 될 정도로 열심히 해라.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주요 이력

△7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79년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석사 △83년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83년 IBM왓슨연구소 연구원 △85년 삼성전자 미국현지법인 수석연구원 △2000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사장 △2003년 9대 정통부 장관 △ 2006년7월∼현재 한국정보통신대 및 광운대 석좌교수 △2006년 10월∼현재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