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솔루션 업계는 근본적으로 최대 고객인 이통사에 종속된 사업구조에서 고전이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이통사가 개발 솔루션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은 분위기도 가세했다. 하지만 독자솔루션 개발에 투자않고 이통사에 발맞춰 온 업체들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통사 하청구조에서 탈피, 해외시장에서 통할 독자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했었다는 때늦은 반성이 나오는 이유다.
◇이통사 의존도 너무 높아=주요 모바일솔루션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통사와 콘텐츠업체의 매출비중 평균은 67%에 달했다. 콘텐츠업체의 수익 역시 이통사 서비스 제공에 의한 것임을 감안하면 모바일솔루션 업체의 이통사 의존도는 사실상 절대적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솔루션 업계의 자본 취약성이 자리잡고 있다.
개별 업체가 최초 제품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 평균 25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최초 제품 매출 발생 시까지 최소 3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다. 결국 손익분기점(BEP) 도달까지 발생되는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이통사의 용역을 수행하고 펀딩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사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100%가 이통사를 지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양사 간 장기적 파트너십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결국 솔루션 업체간 경쟁을 통한 가격경쟁을 유발했다.
◇가치인정 못 받아=솔루션 업체가 개발한 제품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값을 받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대부분 발주사가 이들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하고 라이선스료를 주는 게 아니라 입맛에 맞게끔 수정하라고 용역을 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실제로 주요 업체가 이통사와 체결한 공급계약 방식은 80%이상이 용역과 수익배분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로열티와 라이선스에 기반한 계약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로 이통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라이선스료를 받는 곳은 불과 4곳 정도다.
한 모바일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레퍼런스 확보라는 이유로 싸게 솔루션을 공급받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격조차 더 깎는 게 현실”이라며 SW에 대한 자산기치를 인정 안해주는 기존 이통사의 관계에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모바일 용역을 수주하려는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용역단가도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5년차 임베디드SW 개발자 한명 인건비로 책정된 금액이 3년 전(15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해졌을 정도다.
◇자체 경쟁력 못 키워=이같은 하청구조를 가져 온 솔루션 업계도 책임론을 피하기 힘들다. 초기 이통사의 정책에 발맞춘 영업호황시절에 독자기술을 통한 성장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한 모바일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독자기술개발, 국제표준활동, 마케팅, 브로셔작성 작업 등 해야 할 일 대신 상대적 쉬운 이통사 영업을 선택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로 인해 오히혀 기술력 있는 업체의 의욕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위피(WIPI)라는 울타리가 걸림돌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위피에 매달리는 동안 외국 기업들은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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