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VoIP)가 대중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최근 가정용 VoIP 가입자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단말기도 등장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침체했던 전화기 업계에도 새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LG데이콤은 8월 말 현재 VoIP ‘my070’ 가입자가 5만3000명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한 지 두달 만에 거둔 결과로 예상 밖의 성과다.
LG데이콤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이 통신비 인하라는 사회적 이슈에 부합했고 문자 서비스·인터넷 접속 등 기존 집전화로는 불가능했던 부가 서비스가 젊은 층에 호소한 것 같다”며 “연내 3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국적 VoIP 업체인 스카이프는 다음달 기존 전화망인 PSTN과 IP를 활용한 VoIP를 결합한 신개념 ‘덱(Deck) 폰’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덱폰은 PSTN 전화선과 랜 케이블을 동시에 꽂아 쓸 수 있어 일반 전화는 물론이고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VoIP도 쓸 수 있다. 이에 앞서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카이프 VoIP를 쓰는 단말기도 나와 있다. 스카이프 국내 사용자는 100만명에 달해 덱 폰과 와이파이 폰의 잠재 수요가 높으며 조만간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배동철 옥션 스카이프사업본부장은 “지금까지 PC 환경에서 쓰는 단말기에 국한됐지만 이 듀얼모드 단말기를 출시하면 일반 소비자와 가정용으로도 큰 반향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제전화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시작한 케이블망을 이용한 VoIP도 대중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큐릭스와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케이블모뎀 뒷단에 VoIP를 지원하는 어댑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빅박스 070 VoIP’ 서비스에 돌입했다.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지만 동일 가입자 간 통화료가 무료라는 점에서 소비자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업계가 다른 가입자 간 VoIP에도 무료 통화를 도입할 경우 폭발적인 반응이 예상됐다. 케이블TV가입자는 1200만 가구에 이른다.
VoIP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체했던 전화기 산업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
아날로그 집전화기의 대표업체였지만 한동안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한창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와이파이 폰을 비롯한 인터넷 전화기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룹 관계사인 삼성네트웍스의 기업용 VoIP 사업에 맞춰 영상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인터넷 전화기를 공급 중이며 모델 다양화와 생산 물량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영·김민수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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