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 사회 생활의 마지막 꽃을 피우고자 합니다.”
탁흥식 아지텍 사장(51)은 신생 오디오 솔루션 기업인 ‘아지텍’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운을 뗐다. 지난 10여년 동안 반도체 부품 업체인 메멕 지사장, 선라이즈 대표 등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거친 탁 사장이지만 아지텍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표정에는 남다른 자신감이 묻어난다.
지난해 9월 설립,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아지텍은 고주파 기술 하나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무선주파수(RF) 기술을 기반으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은 ‘무선 5.1 채널 홈시어터 스피커 시스템’. 브랜드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다보니 국내 디지털케이블TV·IPTV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 협상에 착수, 몇몇 업체와는 계약이 가시화 단계에 이르렀다.
탁 사장은 “국내에서 IPTV나 디지털케이블TV의 비디오 수준은 상당한 단계에 이르렀지만 오디오는 여전히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고품격 RF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며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스카이라이프 등 다수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디오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RF 기술에 기반한 전문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탁 사장의 목표이다. 이미 해외 유수 업체들과는 다양한 각도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논의 중이다.
그는 “국내 헤드셋 전문 업체인 IT유니온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전세계 1위 헤드셋 기업인 플랜트로닉스의 RF헤드셋에 아지텍의 솔루션을 접목하는 협상도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캐나다 업체인 ‘한테크’와도 모듈 또는 스피커에 아지텍 RF 기술을 적용하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탁 사장은 출범 초기부터 국내외 업체로부터 쏟아지는 러브콜의 비결에 대해 “반도체 부품 업계에서 10년 넘게 축적한 노하우가 유통 채널 개척에 큰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RF응용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검증된 엔지니어들이 회사의 재산 1호”라고 강조했다.
스카이라이프 마케팅본부장을 지낸 문대현 부회장과 대우통신을 거친 최원영 부사장·강익규 이사 등 방송 통신 업계를 두루 거친 임원진들도 탁 사장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출범 초기부터 굵직굵직한 계약을 앞둔 탁 사장이지만 ‘신중함과 겸손’이 회사 운영에 있어 최고의 미덕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아지텍’이라는 회사명에도 그의 이같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지텍은 ‘나 아(我)’와 ‘알 지(知)’가 합쳐진 순수한 우리말로, ‘(먼저)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 회사는 최근 무선 스피커 시스템에 이어 IPTV 리모콘과 인터넷 전화 등을 연계한 신제품도 개발하는 등 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다.
‘최고의 오디오 기술 기반 솔루션 업체’를 지향하는 탁 사장은 조만간 출시될 무선 스피커 시스템을 직접 시연해보이며 “이제 준비는 끝났고 직접 시장에서 평가받을 일만 남았다”며 활짝 웃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