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4)]부품소재의 거인들-삼성전기

 ‘인쇄회로기판(PCB)만으로 제품이 작동하는 미래 세상을 꿈꾼다.’

1973년 TV용 핵심부품과 콘덴서 생산을 시작으로 출발한 삼성전기(대표 강호문 www.sem.samsung.co.kr)는 1990년대 들어 다층회로 기판과 SMD부품·통신용 부품을, 2000년대에는 기판·칩부품·카메라모듈 등 8대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전자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종합 전자부품 회사다. 매출 기준 세계 10대 전자부품 회사 중 9개 업체는 일본 회사이며 유일하게 10위 안에 올라 있는 회사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2010년 매출 6조원, 이익률 10%대로 세계 톱 3 종합전자부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전기는 비전달성을 위해 기술중심회사(TDC:Technology Driven Company) 체제로 전환하고 그간 추진해 온 단순 및 아날로그 제품중심의 사업전개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 및 시스템모듈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 ‘3大 전략기술’ 과 8대 제품군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3대 전략기술은 소재기술·무선고주파기술·광기술이다. 또 8대 제품 가운데에서도 기판·MLCC·카메라모듈을 3대 핵심제품으로 선정하고 이들 사업에 전체 투자 중 70%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대규모 사업재편도 단행했다. 삼성전기는 매출 규모만 해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무려 24개 비주력사업과 저수익 품목을 정리했다. 또 7개국 9거점에서 3개국 5거점으로 해외 사업장도 재편했다.

사업재편의 효과는 지난해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 2004년 40%대였던 기판·카메라모듈·MLCC 등 3대 핵심 제품 비중이 60%를 넘어섰고 수익성도 안정되는 등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5년경 이들 3대 핵심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종합부품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소재분야에서는 잉크젯공법이라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프린터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PCB 생산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잉크젯공법이란 기존 PCB 공법과는 달리 노광·현상·시각 등의 공정이 필요없는 친환경 공법으로 삼성전기는 구리 나노 입자부터 헤드 분사모듈, 잉크젯프린팅 설비, 공정까지 모두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IC·콘덴서·저항·인덕터 등 모든 능동/수동소자들이 내장된 임베디드 PCB도 생산해 PCB업계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임베디드 PCB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부품 역할을 PCB내에 소재 기술을 이용해 구현해 PCB 만으로 제품을 동작시킬 수 있는 꿈의 PCB로도 불린다. 삼성전기는 이러한 꿈의 PCB를 만들기 위해 나노소재부터 각종 재료, 반도체 설계, 각종 해석 기술에 대한 R&D를 확대하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