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는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산업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SW를 밀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SW산업이 이만큼 성장하기는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다. SW의 4반세기를 좇아본다.
80년대는 SW산업의 태동기다. 세계적인 SW업체가 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해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었고 국내에서는 SW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컴퓨터 보급 확대 추세와 맞물려 SW 산업이 유망업종으로 부각됐다.
대기업들의 SW 전담회사 설립도 줄을 이었다. 금성이 히타치와 합작해 금성히다찌를 설립했고 효성도 효성인포메이션을 설립했다. SW 개발부문에서는 전산업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무관리, 회계처리, 생산 및 재고처리 부문의 SW 개발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이 시기 국내 기업의 SW 투자는 미약했다. 당시 한국생산성본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259개 기업 중 SW를 위한 연간예산이 500만원 이하인 곳이 52%로 조사됐다.
90년대는 SW가 성장기를 맞는다. 클라이언트·서버 기술이 확산되면서 SW도 기회를 맞았다. SW의 사용이 수동적인 역할에서 적극적 역할로 변모했다. 기업은 업무 개선을 위해 패키지SW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등 스타 CEO의 등장으로 국내 SW산업도 중흥기를 열어갔다.
당시 기업은 내부업무 효율화와 혁신을 달성하기 SW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94년 삼성전자 전사자원관리(ERP) 도입해 국내 기업의 정보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후 ERP가 SW 시장을 주도하면서 정보화에 대한 기업의 욕구가 분출돼 삼성SDS·영림원소프트랩·한국기업전산원 등이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90년대 중후반 IMF·벤처버블 등의 영향으로 SW산업이 위축됐다. 당시 국내 대표 SW업체였던 한글과컴퓨터가 아래아한글을 포기한다고 발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SW의 형태는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다. 가장 큰 흐름은 단순 업무개선에서 생산영역으로 넓혀가던 SW가 서비스라는 영역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이는 SW 영역의 확대를 의미했다. 서비스 영역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표준화된 SW의 수용이 중요해졌다.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환경과 연계한 통합의 이슈는 다양한 분야에서 SW의 신규 및 업그레이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또 기업 투자를 향한 인식이 사업 외적인 영향보다 IT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기 시작했다. SW업계도 급변하는 컴퓨팅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연구개발(R&D) 부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2000년대 후반은 국내 SW산업의 재도약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도별 SW 변천사
연도 주요이슈
80년대 후반 ·PC가 기업용 생산도구로 보급
90년대 초반 ·EDI·VPN을 통해 시스템을 온라인 연결, 신제품에 대한 사이클 타임 단출
90년대 중반 ·C/S외 H/T 통합 이슈, BI·DW·OLAP 등장
90년대 후반 ·e커머스 등 웹응용시스템 등장, SI 기업군과 완제품 메이커의 이원화
2000년대 초반 ·CBD 뱅킹 등장·기업 간 정보기스템 연계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