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5)]비즈니스 2.0

 비즈니스에도 업그레이드 열풍이 불고 있다. 개방과 공유라는 2.0시대의 새로운 시대 흐름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비즈니스 구도는 깨지고 시공을 초월해 펼쳐지고 있는 경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의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진앙지는 정보기술(IT)이다. IT는 그동안 고수해온 전통적인 방식의 비즈니스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서비스·관리와 경영에서 대격변이 몰아친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생산보다는 무엇을 활용해 얼마나 기업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고 기업 경영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래에 다가올 변화의 한 가운데서 기업 혁신의 핵심 툴로서의 IT에 더욱 관심을 쏟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SW)가 가장 많은 시선을 받고 있다. SW는 산업 전 부문서 핵심 툴로 인식되면서 기업 경쟁력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 진화를 거듭하면서 기업 데이터를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고 생산성 향상의 툴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전사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스템이 중단되면 이제 기업의 업무는 삽시간에 마비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SW가 없는 기업은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찰스 필립스 오라클 사장은 최근 이 같은 현상을 빗대 “이제 단순히 정보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하고 “기업은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운명을 놓고 벌어지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SW를 통한 혁신은 이제 더는 선택의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실제로 ERP는 이미 대중화된 솔루션이지만 90년대 중반에만 해도 낯선 솔루션이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LG전자 등이 ERP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에 성공하면서 기업 경쟁력 혁신의 도구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기업은 이제 지식관리시스템(KMS)을 도입해 기업 경영의 혁신에 나서고 있고, 공공기관은 CRM 시스템을 이용해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제품수명주기(PLM) 솔루션으로 품질 향상과 생산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산업 전 부문서 혁신의 핵심 툴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SW 자체의 변화도 눈부시다. 웹2.0과 결합하면서 개방과 공유의 트렌드가 새롭게 불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의 바람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각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개념을 도입한 SOA는 진화를 거듭 비즈니스2.0의 핵심 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SW2.0은 필연적으로 SW 공급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모델로 SW를 서비스처럼 사용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다. SaaS는 제3자가 호스팅하는 SW에 대해 사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 접속하는 SW 아웃소싱 모델을 지칭하는 것으로 벌써부터 SW산업에 변화를 몰고올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정보보안도 주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차세대 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개인 정보 유출과 스팸메일,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피싱이나 파밍에 따른 개인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정보의 교환과 공유에 따른 국가 기밀 유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2007 국가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기업의 정보화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율은 종사자 수 5명 이상이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PC가 1대 이상 있는 사업체 중 42.1%나 되는 기업이 정보보호 지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보화 투자 대비 정보보호 지출 비율이 1% 미만인 사업체가 3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사회에서 정보보안이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드웨어(HW)의 눈부신 발전도 더욱 속도감을 더해가고 있다. 서버·스토리지 시스템의 용량은 이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면서 그 한계가 어디냐는 논쟁까지 일고 있을 정도며 속도 또한 무제한으로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그동안 HW업계 화두로 떠오른 저전력·고효율·에너지 절약 등도 용량과 속도의 무게감 못지않게 HW업계를 지속적으로 달구고 있다.

 HW업계에도 2.0시대의 개방과 공유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공개 SW와 오픈소스 운용체계(OS)가 주목받고 있다. 나아가 이종의 서버와 스토리지 등을 하나의 제품인 것처럼 활용할 수 있는 가상화 기술도 새롭게 시선을 모으고 있으며 관리의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킨 블레이드 서버 역시 HW업계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IT서비스 분야의 변화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이다. 그동안 전산시스템수탁관리(SM)에 치중해 전통적인 전산업무 중심의 IT서비스가 최근에는 과학의 개념을 도입한 ‘서비스 사이언스’로 확대되면서 산업 전 부문으로 도입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세기의 SI산업이 기업 정보화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 산업 형태였다면 오늘날의 IT서비스는 독창적인 컨설팅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정보화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능동적·창의적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특히 21세기 서비스산업의 본질 규명과 더불어 서비스 수준의 혁신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차세대 수종산업의 이론적 근거가 될 것이란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경영학·사회과학·산업공학·컴퓨터공학·컨설팅 등 여러 학문이 새로운 형태로 결합되고 제조와 서비스 부문의 융·복합화로 제4차 산업으로 평가되는 서비스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비즈니스2.0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개방과 공유라는 2.0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 혁신을 재촉하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SW·HW·IT서비스는 그래서 비즈니스2.0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툴로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