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유닉스 중심이던 서버 시장이 x86의 성장과 블레이드의 등장으로 인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버 시장의 주력은 메인프레임이었다. IBM의 메인프레임을 제외하고는 서버의 언급이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다운사이징’이라는 변혁의 물결이 일며 유닉스 서버들이 메인프레임의 자리를 속속 대체했다.
최근에는 x86급 제품들의 컴퓨팅 파워가 증가하면서 사용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서버시스템에 일대 혁명이라 할 수 있는 블레이드의 등장도 서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며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또 다양한 서버의 통합관리 중요성이 증대되며 각 벤더는 가상화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제 서버시장은 일부 벤더와 플랫폼의 독주가 아닌 다양한 솔루션이 공존하는 경쟁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서버업계, 비용 절감에 올인하라=국내 서버업계는 최근 몇 년간 총 소유비용(TCO)·투자수익률(ROI)·민첩성(agility)·맞춤형(adaptive) 등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들 단어는 하나의 키워드로 모아진다. 바로 ‘비용절감’이다.
지금 기업은 더 이상 설비나 인프라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기존 시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이른바 ‘비용절감’을 내세우지 않고는 더 이상 상품을 판매하기가 어려운 것이 지금 IT업계의 현실이다. 수익보다는 생존이 더 시급해진 것이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맞게 주요 서버업체는 앞다퉈 저전력·고효율·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한국IBM이 ‘e비즈니스 온 디맨드’라는 전략을 발표했고 뒤이어 한국HP에서도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라는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네트워크1(N1) 전략’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데스크톱PC의 데이터 처리 용량·속도를 위해 데이터를 불러올 때 걸리는 시간 지연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여 이전의 PC보다 처리속도가 25배 빨라진 제품을 이미 시장에 출시해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같은 비용 절감 노력이 커지며 개방형 환경이 등장하고 유닉스 대신 리눅스가 뜨고 있고 메인프레임 대신 가격은 낮으면서도 고성능을 자랑하는 서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눅스 등장도 비용 감소 경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리눅스는 타 운영체제에 비해 보다 저렴한 비용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리눅스의 장점을 발판으로 리눅스용 서버들이 득세하는 것은 당연해졌다.
◇x86 전성시대=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IA 기반의 x86 시장 경쟁도 서버 시장의 주요 화두다. 최근의 x86서버는 예전의 x86이 아니다. 64비트와 듀얼코어로 무장한 최신 x86 서버들은 강력한 컴퓨팅 파워로 중소 SMB 시장의 주역이 되고 있다.
현재 x86 IA 서버는 점차 스케일아웃(시스템 유닛 증가를 이용한 수평적인 확장)과 스케일업(시스템 내 CPU 파워 및 용량 확장을 거친 수직적인 확장)이라는 양대 청사진에 따라 점차 양극화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x86서버 자체 동향의 특징은 2웨이 서버의 약진이라 할 수 있다. 제온과 옵테론 모두 2웨이 서버에서 먼저 64비트를 지원하고 빠른 클록 스피드·메모리 시스템을 이용한 성능 개선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춰 크게 성장했다.
x86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HP가 절대 강자로 부상한 이 시장은 삼성전자, 델코리아 등이 뒤쫓고 있고 한국IBM은 순위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x86 프로세서 시장도 절대 강자인 인텔과 이에 맞서는 AMD가 정면 승부를 앞두고 있다. AMD는 지난 12일 ‘진정한 쿼드코어’라 주장하는 서버용 프로세서 옵테론(코드명 바르셀로나) 신제품을 공식 발표했고 이에 앞서 인텔은 5일 쿼드코어 4소켓용(MP) 신제품 제온 7000시리즈(코드명 타이거톤)를 출시했다.
이미 지난 4월 춘계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자사 블레이드서버에 타이거톤을 탑재한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텔은 이번에 출시한 타이거톤 프로세서와 이를 적용한 새로운 플랫폼 ‘케인랜드’를 기반으로 저가 유닉스 서버 시장이나 윈도 기반 x86 서버 통합 수요를 잡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AMD는 인텔의 조급한 쿼드코어 출시가 오히려 건전하지 못한 성장을 이끌고 있었다면서 이번 바르셀로나 출시로 쿼드코어 서버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AMD는 클로버타운이 듀얼코어 프로세서 두 개를 하나의 실리콘에 집적한 패키지 방식이기 때문에 ‘한 개’의 프로세서에 4개의 코어가 집적돼 있는 진정한 쿼드코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버업계의 미래, 블레이드서버와 가상화=서버시장의 가장 큰 희망은 블레이드서버다. 하나의 샤시에 10여개의 얇은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갖춘 블레이드 서버는 기존 서버가 가진 공간 활용의 불편함과 관리의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
이미 해외에서는 많은 기업이 블레이드 서버를 채택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채택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업체도 다양한 기반의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하고 있다. IBM·HP·선 등은 보다 고사양의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하며 세심한 블레이드 서버 라인업을 가져가고 있다. IBM의 경우 블레이드서버를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정의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상화도 각 업체가 주요 이슈로 내세우는 서버 업계의 핵심 현안이다. 가상화란 여러 이종의 서버와 스토리지 등을 하나의 제품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IT인프라 단순화라는 최근의 트렌드에 발맞춰 보다 편리하게 전산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가상화 솔루션은 이제 서버제품군을 지원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능이 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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