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홈네트워크 사업은 지금까지 외형이나 수익성이 극히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종용 부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언한 B2B·솔루션 사업의 모태로 여겨지던 분야여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영업사업부 소속 B2B영업팀 홈솔루션사업그룹을 부장급 조직으로 축소하고 사업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삼성전자는 홈솔루션사업그룹이 추진중이던 ‘가평 청정휴양레저특구’ 유비쿼터스(u) 리조트 사업에 대해 이례적으로 ‘부정감사’를 실시하고 사업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이미 이같은 움직임은 감지돼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조직·인원에 대한 축소는 전혀 없고, 전체 B2B사업의 의지도 여전하다”면서 “다만 홈네트워크 사업은 아직 내실을 더 갖춰야 한다는 판단아래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홈네트워크 사업 전반의 구조조정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초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가평특구 u리조트 개발사업에 손을 뗀 것은 물론, 그동안 전국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홈네트워크 수주물량도 자회사격인 서울통신기술이 일부 넘겨받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충북·대전 등지의 u시티 구축사업과 일부 해외 사업들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홈네트워크 사업을 수술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뚜렷해진 중복·한계사업의 정리 차원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부정감사까지 비화된 가평 특구 개발사업이다. 현지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몰리면서 물의를 일으키자 그룹 고위 경영진 차원에서도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 홈네트워크 사업은 자회사인 서울통신기술과 서로 출혈 경쟁을 벌였던 부작용도 이번 기회에 해소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계열사인 서울통신기술에 홈네트워크 사업을 이관하거나 생활가전·정보가전 등 유사 사업조직으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초 디지털솔루션센터가 윤 부회장 직속조직에서 빠지면서 몸집 줄이기는 이미 예견됐다”면서 “해외사업을 병행하는 조직 성격상 국내영업사업부에 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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