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던 구글에 최대 고비가 찾아왔다.
지난 4월 구글의 온라인 광고 업체 더블클릭 인수에 대한 반독점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것. 구글은 온라인 배너 광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 온 더블클릭을 31억달러에 인수했으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승인받지 못한 상태다. 더블클릭 인수가 불발로 끝나게 되면, 엄청난 검색 인구를 바탕으로 한 구글의 광고 전략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게 된다.
30일 AFP·C넷 등에 따르면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에 대한 반독점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 상원의원 반독점 분과위원회는 인수 허용 여부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는 별도의 청문회를 지난달 27일(현지시각) 개최했다. 의회가 구글의 사업 전략에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 상원의원은 규제 기관인 FTC가 기업의 인수합병에 제동을 거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청문회가 시작되자, 마이크로소프트(MS)를 필두로 온라인 광고 업체와 시민단체들이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최근 유럽법원으로부터 반독점 확정 판결을 받은 MS의 브래드 스미스 고문은 “구글이 더블클릭을 인수하게 되면 검색광고 시장 70%와 배너(Display) 광고 시장 80%를 점하게 된다”면서 “구글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게 되지만, 다른 누구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시민단체인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 마크 로텐버그 회장도 “더블클릭의 SW는 일종의 쿠키를 남기는 데, 구글은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방문 기록과 이동 경로를 한눈에 파악하게 된다”며 “이는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데이비드 드럼몬드 최고법률책임자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기법인 애드워즈와 더블클릭의 온라인 광고 기법은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시장 독과점이라는 말이 맞지 않는다”면서 “MS가 말한 70∼80% 점유율 가능성도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한편, 이번 청문회는 구글의 인수합병 사례 중 의회로비 등 정치적인 반대에 부딪힌 첫 사례인 데다 MS가 이를 통해 구글을 견제해 보려는 의도도 강해 관련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문회에 참석했던 한 검사는 “이번 인수 합병에 대한 최종 결과는 인터넷 산업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