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기관이 그동안 범용(저급) 인력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각종 소프트웨어(SW) 자격 제도 개선을 위해 ‘SW 자격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수 SW 인력 양성은 물론 고급 SW 전문인력의 수요 시스템 창출을 위한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
1일 정보통신부는 SW 자격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 SW산업에 고급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부, 직업능력개발원, SW기업들이 참여하는 SW 자격제도개선위원회를 올해 안으로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SW 자격제도개선위원회는 현 SW 자격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 도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특히 SW 기업들이 참여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과 이를 위한 제도가 무엇인지 건의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SW 자격제도 개선안을 마련, 국가 자격법 등 관련법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무엇이 문제인가=가장 큰 문제는 고급인력과 저급인력을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나 SW 개발비용은 ‘어떤 인력이 투입됐냐’보다는 ‘몇명이 투입됐냐’로 산정되기 일쑤였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보다는 저비용 인력을 다수 확보하는 데 주력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됐다. 고급인력은 그만큼의 대우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산업을 이탈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W 기업들은 물론 SW 개발자들도 우수인력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수인력에 대해 발주자와 SW 기업 모두 비용과 임금을 높게 산정하려면 그에 따른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관식 아토정보기술 사장은 “우수인력이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자격증의 대상이 현장에 필요한 SW기술인력이 아닌 취업생 위주로 이뤄져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역할은=개선위원회는 SW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보통신부와 자격제도를 관리하는 노동부, SW 기업과 SW 분야 자격제도 관련 기관까지 포괄하고 있다. 위원장은 정보통신부 차관이 맡게 되며, SW 관련 자격 제도를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이 SW 개발 비용을 산정할 때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초까지는 SW 분야 자격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자격법과 같은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우수인력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발주와 계약이 이뤄지도록 국가 계약법도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통신부 권용현 SW 협력진흥팀장은 “SW 인력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시장에 많이 제공하기 위해 정통부는 SW 기술자 신고제도 등의 내용을 담아 SW 산업진흥법개정안을 국회에 올린 상태”라며 “자격제도의 경우에는 관련 부처와 기관이 많아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바뀔까=인력 가치를 파악하는 자격제도가 정립되면 그동안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고급 인력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주자들이 고급인력에 의한 개발 여부를 인정하면 업계에서는 고급인력을 너나할 것 없이 채용하려는 경쟁을 펼칠 수 있으며, 이것이 결국 임금상승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SW 개발을 원하는 고급인력이 시장에 자발적으로 모이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 윤태권 사무국장은 “자격제도 개선을 통해 기술자 신고제도와 함께 우수인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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