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와 대학 간 협력에 따른 교과과정 개설이 SW·인터넷·게임·통신·반도체 등 전 업종으로 확산됐다. 대학은 최신 IT 경향을 교육과정에 접목해 전문성 향상 효과를, 기업은 인지도 제고 및 해당 산업의 이해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각각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산업계가 능동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 과정 개설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교과과정 신설에 학과 설립까지=KT(대표 남중수)는 최근 포스텍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 특론’ 산·학 강좌를 개설했다. KT는 지난해부터 연세대·카이스트·한국정보통신대 등과 ‘Lab@Univ’라는 개방형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유재성)는 내년 계명대의 외국어 전용학부인 KIC에 30명 정원의 마이크로소프트IT 전공 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체들은 전문 인력 확보는 물론이고 기술 개발 차원에서 대학과의 산·학협동 과정을 잇따라 개설했다. 하이닉스는 KAIST·연세대에, 페어차일드코리아는 서울대·고려대에 각각 산·학협동과정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아예 성균관대와 휴대폰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올해 신설했다.
KT 관계자는 “해당 기업의 인지도도 높이고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도 양성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며 “특히 최근 취업난이 극심한만큼 이 같은 산·학협력으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도 가세=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석종훈)은 최근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 강화 전략에 맞춰 호서대와 디지털비지니스 학부 내에 맞춤형 동영상 UCC 강좌를 신설하기로 했다. 산·학협동으로 양질의 동영상 UCC 제작 환경 구축과 동영상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는 등 대학교 강좌 개설에 열심이다. 다음은 미디어센터가 있는 제주의 대학과도 협력을 강화했다.
제주대 컴퓨터공학과 전공과목으로 ‘시스템응용·포털서비스 개발론’을 신설했으며 한라대에 ‘포털서비스 운영론’과 ‘인터넷검색서비스론’ 등 강의를 개설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대표 최휘영)도 서울대에 포털 관련 정규 교양강좌를 개설했다. 2학기에 신설한 이 강좌는 인터넷포털의 기능적·사회적·문화적 특성과 정보 습득 변화를 연구하는 ‘정보다루기-포털의 이해(네이버 공동수업)’ 교양강좌다. NHN은 숭실대와도 협력, IT대학 컴퓨터학부에 ‘WD(Web Developer) 과정’과 미디어학부에 ‘WP(Web Professional)’ 과정을 공동 개설·운용 중이다. 해당 과정 이수 졸업생에게는 NHN 및 계열사 취업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산업 현장의 지식을 담는다=IT업체와 대학들은 교과과정을 살아있는 지식 전수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업체는 단순히 커리큘럼 마련을 넘어 주요 임직원의 직접 강연을 유도했다.
KT 미래기술연구소 전문인력들은 포스텍 강좌에 미래 기술 동향과 발전방향, 네트워크 기술, 광대역통합망(BcN), IPTV 등 융합형 서비스 기술 등을 주제로 잇따라 강연할 예정이다. NHN에서는 서울대 강좌에 최휘영 대표를 비롯해 신중호 검색센터장, 이람 커뮤니티담당 테마매니저, 홍은택 NAO, 한종호 정책담당 등 네이버 주요 책임자가 초청 강사로 나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학협동 과정 신설은 대학 교과과정이 산업계의 요구를 아직도 반영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며 “효과가 높으면 대학 전반의 교과과정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김민수기자@전자신문, ihcho·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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