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확 달라진 통신환경이다. 평양 현지에 나가 있는 공동취재단과 수행원 일부가 묵고 있는 고려호텔, 그리고 서울의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연결하는 통신망은 획기적으로 진화했다. 2000년 당시엔 서울-평양 간 직통 광케이블선로가 없어 중국을 경유했지만 이번에는 지난 2005년 7월 화상상봉용으로 개통한 광케이블을 인터넷연결에 활용했다. 인터넷 속도는 남북한 45Mbps급으로 북한 측이 12개 PC에 연결해 남측 수행원 업무용 및 기자 취재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기존 화상상봉망을 KT의 코넷망에 직접연결한 인포넷시스템을 운영, 브리핑 녹취록은 물론 평양 현지 공동취재단이 보내오는 풀기사와 사진자료를 실시간으로 받아 보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평양 현지에서 팩스로 들어온 것을 일일이 종이로 복사해 배포하면서 수백 명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혼란스러운 광경이 속출하던 2000년 당시와는 천양지차다.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PC로 남측 KT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와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이나 위성 안테나와 셋톱박스, 디코더를 설치해 서울에서 방영되는 방송을 남측과 북측 관계자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한 것은 과거엔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대우다.
이번 정상회담이 결정될 당시에 ‘김정일 위원장이 국제적 외교 관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예우를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도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환영식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성의를 보였다.
게다가 3일 오후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속개된 2차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우리 측에 평양에서 하루 더 묵고 5일 아침에 서울로 돌아갈 것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에 담길 내용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주문정기자<정책팀>@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