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4일 오전 합의사항을 선언형식으로 발표하는데 합의했다. 합의문에는 남북경제협력을 포함해 남북 정상간 합의사항들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오전 진행된 1차 회의에서 두 정상은 남북경협 확대를 통한 경제공동체 건설과 북핵문제 및 군사적 긴장완화 등 포괄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오후 2차 회의에서는 큰 틀의 의제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집중 조율했다.
두 정상은 특히 남북간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공동체 구성이라는 대원칙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개성공단과 경의선 철도, 금강산 관광지역 등 3대 경협사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한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해 해주와 남포 등에 제2의 개성공단을 조성하거나 특구를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1차 회담 직후 오찬 자리에서 “모든 부분에 인식을 같이하진 못했지만 (김 위원장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1,2회의에는 소수의 배석자만이 참석한 단독회담 형식으로 열렸다.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부장이 배석했다. 권 부총리의 배석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경협의 확대를 통한 경제공동체 건설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남북 정상은 4일 선언형식으로 발표할 합의사항에는 남북경제협력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제반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회담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측이 제기한 의제 상당부분이 합의문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두 차례에 걸친 회담에서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 “대통령께서도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은 또한 “준비해온 의제들은 거의 모두 개진했다”면서 “한반도 평화정착, 경제협력, 화해와 협력 등 각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정일 위원장도 이날 오후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 정상이 많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