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 코스모스를 향한 열정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안인희 옮김, 동녘사이언스 펴냄.
지금부터 50년 전인 1957년 10월 4일, 옛 소련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최초로 발사된 이래 각국이 쏘아올린 각종 인공위성은 4500개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적극 활동 중인 인공위성은 500개 미만이다. 나머지는 우주 미아로 쓰레기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
최근까지의 우주 연구는 지구를 벗어나면 겨우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수준이다. 즉 인간은 아직까지 태양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를 찾는 작업은 우리에게 온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며, 외계 생명체에 우리의 신호를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부터 35년 전인 1972년에 목성을 탐사하기 위한 파이어니어호를 발사할 때는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태양계 밖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당시 인간이 만든 인공물(인공위성)을 태양계 밖으로 보내 인류의 존재와 지구의 위치를 알리는 작업을 생각해 낸 사람이 칼 세이건이었다. 그는 외계 생명체와 의미 있는 소통을 위해 인간 기호를 이용한 인류 최초의 메시지를 실어 보냈다.
이 책은 책벌레였던 젊은 천문학자에서 미디어를 휘어잡은 유명인이 되기까지 칼 세이건의 삶을 과학기술자인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눈으로 보여주고 있다. 칼 세이건은 천문학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베스트셀러가 된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의 원저자다. 특히 ‘코스모스’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 세계 60개국 5억명이 시청하면서 세이건은 ‘과학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러나 주류 과학계에서는 과학 발전에 기여한 세이건의 업적보다는 이미지와 행운에 근거했다는 이율로 그를 공명심에 빠진 뻔뻔한 사람이자 부랑자로 간주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세이건의 젊은 시절 과학적 성과뿐 아니라 엄청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열정과 에너지, 몇 번이나 결혼했지만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개인적 삶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책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장에 세이건 가족이 구경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시 네 살이었던 세이건은 아버지 어깨에 올라탄 채 ‘시간-미래의 시간’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둘러보았다. 이 주제는 20세기 위대한 신념으로 미래는 과거와 다른 것이며 과학이 그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신념을 표방했다. 세이건은 말년에 “나의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하루였다”고 이날을 회고했다. 어린 시절 친구에 따르면 세이건은 아주 어릴 때부터 다른 세계에 있는 생명체를 찾는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세이건의 전 생애 화두는 외계 생명이었다. 그는 외계 생물학 즉 장차 나타날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학문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았다. 파이어니어와 보이저호에 메시지를 실어보낸 것과 바이킹호가 화성을 탐사하도록 NASA를 이끌고 프로젝트를 추진한 점 등 이 모든 것이 그의 생애 핵심이었다. 2만2000원.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