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각계 각층의 숨은 공로자들이 있겠지만 KT의 완벽한 통신지원의 역할도 컸다.
KT는 이번 회담 중 평양의 수행원 및 기자들이 국내의 인터넷망에 접속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남북한 통신협력을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된 지난 8월 8일부터 관련업무 전문가 50여명으로 통신운용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국제위성과 무궁화 위성, 광케이블 등을 이용한 통신 및 방송중계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통신제공방안이 확정된 8월31일부터는남북간 회선 구성에 들어갔으며, 회담일정과 프레스센터 운영방안 등이 구체화된 9월 27일부터는 연 인원 1500여명이 동원돼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특히 소공동에 마련된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는 30여명의 인원이 철야 작업을 통해 광케이블 등 94시스템을 설치하고 TV방송회선, 인터넷 등 1200여 회선을 구축했다.
방송중계를 위해 KT의 무궁화3호 위성을 통해 서울 KBS와 KT 영등포 방송센터, 프레스 센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비상시를 대비해 인텔세트를 이용해 방송망을 이원화했다.
촉박한 일정은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남북한 인터넷연결은 정상회담 4일전에 결정된 사항이다. 당초에는 2000년 정상회담 당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인터넷망을 통해 이용할 예정이었기 때문. 그러나 속도문제 등으로 결국 2005년에 이상가족 화상상봉용으로 개통한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해 남산 적십자사에 있는 화상상봉망을 혜화지사의 KT 인터넷망과 연결해 45Mbps의 고속인터넷을 개통했다.
특히 내외신 취재진의 통신수요가 급증해 당초 예상치의 5배 이상인 1000회선을 넘으면서 KT 기술진이 총동원 됐다. 이 와중에 국내 기자들은 “전화 개통에 왜 1시간이나 걸리느냐”며 재촉한 반면 외신 기자들은 “신속한 개통에 고맙다”는 말을 거듭해 대조를 보였다.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KT 맹수호 전무는 “짧은 기간의 준비로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지원은 물론 북측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이라며 “계속된 밤샘 작업으로 인해 몸은 피곤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사명을 감당한다는 생각에 모든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업이 향후 서울-평양 간 전화 및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인터넷 제공에도 이용되기를 바란다는 내부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