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과학자가 개발한 통화 음질 자동 측정 방법이 미국표준협 (ANSI: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표준으로 채택됐다.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알카텔-루슨트의 무선통신그룹 소속 연구원인 김도석 박사(사진)가 화제의 주인공.
애니큐플러스(ANIQUE+)로 불리는 이 기술은 사람의 귀와 뇌가 소리를 인지하고 분석하며 음질을 평가하는 과정을 공학적으로 흉내내 통화 품질을 측정한다.
널리 쓰이는 국제통신연맹(ITU) 표준 ‘PESQ’가 입력음성과 출력음성을 비교해서 음질을 평가하는 것과 달리 ANIQUE+는 출력음성만으로 품질을 측정하면서도 PESQ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PESQ처럼 발신자와 수신자를 미리 정해놓는 특정한 실험 조건이 없이도 실제로 이용하는 환경에서 간단하게 통화품질을 측정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기술을 제안한 김 박사는 5년 동안 소속팀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개발했으며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한 알카텔-루슨트는 현재 네트워크 측정 회사에 관련 라이선스를 제공해 상용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 박사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전자공학 석·박사를 받았으며 이후 벨연구소와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2001년 알카텔-루슨트에 합류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인터뷰-김도석 박사
“이 기술이 이동통신서비스 통화품질 관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김도석 박사는 지난 2일 인스턴트메신저를 이용한 대화에서 자신이 개발한 통화 음질 자동 측정 솔루션 ‘ANIQUE+’가 ANSI 표준에 채택되면서 상용화의 길이 열렸다고 기뻐했다.
김 박사는 학창시절부터 사람의 청각기관이 어떻게 음성을 처리하는지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 기술개발도 회사 일과는 별도의 가욋일로 시작했다.
김 박사는 “음성 코딩 분야 연구를 향한 열정을 풀어내고자 회사로부터 업무 시간의 50% 정도를 할애해 개인연구를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며 “회사 일과 병행하느라 힘들었지만 5년 만에 결실을 봐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협대역(narrow-band) 음성서비스용으로만 개발한 통화 음질 측정 솔루션을 광대역(wide-band)용으로 확장하는 것. 김 박사는 “미래 인터넷전화(VoIP)는 기존 음성 통화 시장을 훨씬 넘어서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래를 대비하는 기술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