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세상, 우리가 밝힌다.”
노트북PC·모니터는 물론이고 대형 TV에서도 LCD 디스플레이의 채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LCD는 이제 각종 전자제품의 창(窓)으로서 세상과 소통을 위한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얇고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박막형태의 광학 필름들이 빛을 모으고 뿌려주는 마법을 펼치며 LCD 화면 전체의 영상표현을 위한 근간이 되고 있다.
◇광학필름의 세계= LCD 모듈은 크게 유리기판과 액정으로 이뤄진 패널과 백라이트유닛(BLU)으로 구성된다. LCD 광학필름은 광원인 BLU에 포함되는 반사시트·도광판·프리즘시트·고휘도프리즘시트(DBEF)·확산시트 등과 유리기판에 장착돼 BLU에서 나오는 빛을 조절해 디스플레이의 광(光) 특성을 규정짓는 편광판 등으로 구성된다.
BLU의 가장 밑단에 위치한 반사시트(reflection sheet)는 형광등처럼 실제로 빛을 내는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발산된 빛을 반사시켜 아래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부품으로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폴리에스터필름(PET) 등에 다양한 코팅처리를 거쳐 만들어진다.
도광판(Light Guide Panel)은 CCFL에서 발산되는 빛과 반사시트에서 되돌아온 빛을 받아들여 화면 전체에 빛을 안내하며 분산시켜주는 장치다. 대개 일정한 모양이 반복되는 패턴처리가 이뤄져 빛이 골고루 뿌려질 수 있도록 한다. 재질은 PC나 아크릴 수지 등이 사용된다.
이렇게 도광판을 거친 빛은 다시 확산시트(diffusion sheet)와 만난다. 확산시트는 도광판을 거친 빛을 다시 산란시켜 프리즘시트와 패널 방향으로 보내고 시야각을 넓혀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 도광판에 인쇄된 격자무늬 등 패턴이 화면에 나타나는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확산시트 위에 올려지는 프리즘시트(prism sheet)는 빛이 확산시트를 지나며 가로·세로 방향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휘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다시 굴절시켜 모아줌으로써 휘도를 끌어올리는 기능을 한다. 단면은 산이 이어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대개 가로·세로로 엇갈려 두 장이 겹쳐 사용된다.
프리즘시트 위에는 다시 보호시트(protect sheet)가 놓인다. 이 필름은 프리즘시트에 흠집이 나는 것을 막고 프리즘시트 사용 시 물결이나 나이테 모양이 나타나는 모아레나 뉴턴링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도 한다.
편광판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BLU에서 나오는 빛이 액정과 컬러필터를 통과한 뒤 간섭이나 상쇄되지 않도록 원하는 성분의 빛만 통과시키는 조절 기능을 맡는 부품으로 LCD TV 영상의 만들어지는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디스플레이 강국의 버팀목=지난 2004년 이후 우리나라는 3년 연속 세계 LCD 시장 1위를 꿰차며 디스플레이 강국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반도체·휴대폰과 함께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은 LCD산업의 성장은 빛의 연금술사 격인 광학필름 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동안 일본·미국 등 해외업체가 사실상 독점해온 광학필름은 국내 LCD 전방산업의 성장과 함께 국산화가 시급한 대표 품목이라는 인식 속에 화학·섬유·정밀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어 상용화에 성공,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 독립의 첨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광학필름 가운데 확산·보호시트와 도광판 그리고 각종 보호시트 등은 2000년대에 접어들며 일찌감치 국산화가 이뤄졌고 최근 2∼3년 새에는 미국 3M 등이 사실상 독점해온 프리즘시트 역시 국내업체의 상용화로 상당한 수입대체가 이뤄졌다. 이어 고난도 기술과 성능이 요구되는 고휘도프리즘시트(DBEF)를 대체할 수 있는 광학필름 개발이 시도되기에 이르렀다.
또 LCD의 원가 절감과 슬림화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프리즘시트와 확산시트 등을 결합한 복합시트 개발과 적용도 추진되고 있다.
편광판 분야에서도 니토덴코·옵티맥스 등 해외업체와 함께 LG화학·동우화인켐·제일모직(에이스디지텍) 등이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 국내 최대기업인 LG화학은 올해 이 부문에서만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올해 BLU용 광학필름 세계 시장 규모는 2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편광판까지 포함하면 7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도전은 계속된다=지난 5월 발표된 ‘디스플레이 산업 최근동향’을 보면 LCD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은 66%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1차 협력사 기준이어서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면 비율은 각각 20∼30%, 10% 이하로 떨어진다. 이처럼 저조한 비율은 광학필름의 원천소재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국내 광학필름 산업의 국산화 분야와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복하지 못한 고지는 여전히 많다. BLU용 제품 가운데 HDTV 등 고화질 제품에 사용되는 DBEF는 3M의 시장지배력이 여전하고 편광판의 원소재(부재필름)인 TAC필름·PVA필름 등은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분야에서도 국내기업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어 LCD 광학필름 산업의 완전 독립을 향한 희망을 밝혔다. DBEF 분야에서 신화인터텍·엘지에스 등이 대체 필름 개발을 추진 중이며 SK에너지와 효성 등 대기업도 편광판용 TAC필름 개발을 위한 기술개발과 설비구축을 진행 중이어서 LCD광학필름의 완전 국산화를 향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용인 신화인터텍 사장은 “국내 LCD광학필름 업체의 기술력과 제품 수준은 세계 정상에 이르렀다”며 “향후 기능은 더욱 좋아지고 두께는 얇아지려는 디스플레이의 구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광학필름의 지속개발이 산업 성장을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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