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불법 사설서버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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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게임 불법사설서버(일명 프리서버) 운영업자에 첫 철퇴가 내려졌다.

 검찰(여주지검)은 온라인게임 ‘리니지’용 불법사설서버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이용자를 모집하고 서비스해 부당이득을 챙겨 온 이모씨 등 3명을 적발, 서버 등 시스템을 압수하고 각각 2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 사설서버업자가 수사당국에 검거돼 실체가 밝혀지고 처벌까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부터 이달 초까지 약 2개월간 수사해 온 검찰은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지난 석 달간 50억원대에 이르는 금전적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여전히 불법사설서버업자가 활개를 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로 불법사설서버 프로그램이 유출돼 산업피해를 가져오고 있다고 판단, 검·경 수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리니지’ 개발 및 서비스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악성서버운용 업주를 강남경찰서에 고발했으며, 8월 서울지검에 송치된 사건은 이번 검거자들의 주소지인 경기도 여주지검으로 이첩돼 수사가 진행돼 왔다.

◆뉴스의 눈

 이번 검찰 수사 결과 전국적으로 온라인게임 ‘리니지’ ‘리니지2’용 불법사설서버만도 331개나 운용되고 있고 불법이용 회원도 15만5000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불법사설서버 창궐로 인한 경제적 피해규모도 처음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리니지’ 프리서버 이용이 전국적으로 최고조에 달하면서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6%나 급감했다. 1분기 304억원에서 2분기 255억원으로 떨어진 49억원의 매출 차액 중 대부분이 불법사설서버 쪽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불법으로 프로그램을 복사해 정식 서비스권자인 것처럼 이용자를 현혹해 전국적으로 분기당 50억원에 가까운 부당이득을 ‘갈취’하고 있는 셈이다.

 사설서버의 폐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선 사설서버업자는 등급분류라는 현행 법·제도를 원천적으로 무시하기 때문에 어린이·청소년이 게임의 폭력성·선정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게임 기획·개발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내용수정 및 삭제가 가능해 저작권법과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의 보호 규정을 현저히 해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중국시장에 급속히 유포되고 있는 사설서버 프로그램도 일부 자국 내 해킹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에서 유출된 것으로 업계와 수사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중국에서도 불법사설서버 난립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일부 한국산 게임은 시장에서 철거될 정도로 피해를 보았다.

 김주영 엔씨소프트 팀장은 “주요 5대 포털에 ‘리니지 프리서버’ 검색결과물이 14만2000여건이나 게시되는 등 불법의 씨가 마르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수사 당국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