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와인을 즐겨요∼.’
엠넷미디어 와인동호회는 와인을 즐기는 방법이 조금 색다르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눈으로 색깔을 보고 코와 혀로 향과 맛을 음미한다. 하지만 음악 관련 사업을 하는 엠넷미디어 와인동호회는 와인을 즐기는 데 어울리는 음악을 중요하게 여긴다.
모임 때마다 다른 음악 테마를 선정한 이들은 첫번째 모임에선 부드러운 라운지 음악, 두번째와 세번째 모임은 각각 재즈, 발라드와 함께 와인을 즐겼다.
이 동호회는 올해 5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세번의 모임을 가졌는데, 회원수가 35명에 이를 정도로 사내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와인동호회는 지난주 회사 근처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세번째 모임을 가졌다. 회원들은 모임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지난 수년간 10월에 히트한 발라드 목록을 주인에게 신청하면서 건냈다. 가을에 어울리는 이승철의 ‘소리쳐’,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등을 들으며 회사 이야기로 시작해 회사에 바라는 점, 일상사 등 다양한 주제로 3시간 넘게 이야기 꽃을 피웠다.
와인동호회 총무인 포털본부 김형섭씨는 “모임장소를 정할 때 음악 테마에 맞는 곳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김정은씨는 “다른 술은 웬지 부어라, 마셔라하는 분위기가 되지만 와인은 차분하게 마실 수 있어 좋아한다”며 “좋은 기분으로 음악을 들으며 회사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어 좋다”고 와인동호회에 대한 예찬론을 털어놨다.
이 동호회의 또 다른 특징은 회장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회장이 있으면 모임이 격식을 차리게 되고 회원들 간의 소탈한 동호회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와인동호회인 만큼 와인 공부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와인 생산 지역과 재료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시음해 보고 등급에 관한 용어도 익힌다.
동호회의 특별 스폰서인 김남영 포털본부장은 와인에 조예가 깊어 해박한 지식으로 회원들에게 와인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곤 한다.
김 본부장은 “와인하면 클래식, 재즈 선율만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칠레산 드라이한 와인에는 강렬한 록 음악이, 달콤한 아이스 와인에는 감미로운 발라드가, 쌉싸름한 로제 와인에는 인디 밴드의 몽환적인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조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 모임이 있을 11월에는 어떤 음악과 함께 와인을 즐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