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지공장 화재, 국내업계 희비

 지난달 말 발생한 마쓰시타 오사카 배터리 공장 화재가 생각외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부품 업계에도 희비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마쓰시타의 생산 중단으로 추가 수주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LCD 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공급부족을 빚고 있는 노트북용 전지 공급 부족사태가 더욱 심화돼 노트북 생산 차질로 인해 패널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11일 “마쓰시타가 우리 제품 구매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원통형 전지의 경우 우리도 공급 물량이 딸리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기회를 활용, 세계 최대 휴대폰 기업인 노키아와 거래를 트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각형 생산량의 80% 이상이 노키아에 공급해왔다. LG화학은 1,2년 전부터 노키아에 휴대폰용 각형 전지 공급을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번 사건으로 좀더 빨리 공급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노키아에 샘플을 제출하고 승인작업을 진행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각형 가동율이 저조했던 LG화학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LCD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노트북용 전지 공급 부족사태가 더욱 심화돼 LCD 구매도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화재로 차질을 빚고 있는 노트북 수량만도 월 120만∼1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마쓰시타 배터리 공장 화재로 노트북용 LCD 공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오사카 공장은 전체 마쓰시타 리튬이온 2차 전지 생산 능력인 2400만셀 가운데 70%인 1800만개를 생산하는 핵심 공장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각형 생산량 1000만개 가운데 700만개를, 노트북에 사용되는 원통형 생산량 1400만개 가운데 1100만개를 생산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사카 공장이 화재 그 자체보다도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쏟아부어 설비가 대부분 침수돼 피해가 더 커졌다”며 “정상 가동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마쓰시타 오사카공장은 전면 생산이 중단됐으며 마쓰시타는 기 수주 물량 공급을 위해 일본과 한국, 중국 배터리 기업에게 제품 공급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