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등 오픈마켓인 G마켓이 근래 들어 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학생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인터넷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시켜주기도 하고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후원하는 등 요즘은 외부에도 가끔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왔던 모습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다. 단일 유통점으로만 따지면 온오프라인을 합쳐 가장 큰 규모로 몸집을 키웠으니 이제는 외부 시선도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그릇’을 갖추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미 사회문제로 비화된 불법 사기거래나 모조품(짝퉁) 거래를 종전보다 까다롭게 감시한다곤 하지만 G마켓이 여전히 온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도 그런 판매자가 버젓이 G마켓에 물건을 올리고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량 판매자만 키운 탓에 수많은 선의의 신규 창업자는 갈수록 높은 문턱을 실감하기도 한다. G마켓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본 고객이라면 그들의 응대 태도가 다소 고압적이라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0.5%의 수수료를 두고 가격비교사이트와 전면전을 치렀던 G마켓이 최근 전 직원에게 10억원의 적지 않은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판매자의 책임이고 또 인터넷 상거래의 속성상 완벽한 정화는 힘들다는 변명은 ‘법적’으로 맞는 말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외부 시선이 우선시될 수 없다는 말도 일리 있다. 그러나 지금 G마켓은 그들에게 들려오는 비판의 목소리에 시비를 따질 때가 아니다. 대부분은 잘나가기 때문에 받는 괜한 시샘이나 견제겠지만 그 배경은 겸허하게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기자는 G마켓이 보다 성숙하기 위한 성장통이자 더욱 크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유독 G마켓에만 왜 관대하지 못하냐고 묻는다면 G마켓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 영속해야 한다는 단 한 가지 때문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