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 캐시카우로 자리매김

  LCD가 삼성전자의 새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LCD 부문의 매출이 2004년 사업부문 분리 이후 최대인 4조원대를 기록하고 영업이익액과 영업이익률이 2배 이상 크게 성장하면서 분기당 전체 영업이익액을 다시 2조원대로 끌어올렸다. 휴대폰은 LCD에 캐시카우 역할을 내줬으나, 판매 대수를 4000만대로 끌어올려 노키아식 대량 판매·고수익 체제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반도체 부문은 모바일·그래픽 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이 먹혀 들면서 시황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해 선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본사 기준으로 분기 최대인 16조680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2조700억원, 순이익 2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7%, 5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2조500억원을 마지막으로 1조원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조원대를 회복한데다 당초 증권가의 예상치인 1조7000억원을 대폭 상회,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공급 부족 현상에 판매단가가 대폭 오른 ‘LCD의 힘’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LCD 부문의 영업이익은 6700억원으로, 지난 분기 29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이익률도 전분기 9%에서 17%로 껑충 뛰었다. LCD가 최대의 호황을 누린 2004년 상반기 이후 최대의 매출과 이익규모다.

또 다른 효자 상품군은 휴대폰과 반도체.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부문은 5조800억원이라는 최대의 매출과 전분기 대비 67% 증가한 5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중국·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본격 공략한데다 울트라에디션 등 프리미엄 제품이 선전하면서 매출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특히 426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분기당 최다 판매고를 거뒀으며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이 이미 작년 총판매량(1억1400만대)을 넘어섰다. 평균판매가격(ASP)은 2분기 148달러에서 151달러로 올랐고 영업이익률도 4%P 증가한 12%를 나타냄으로써 대량 생산·원가 혁신을 통한 이익률 제고 등을 이뤄내고 있음을 방증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5조100억원, 영업이익 9200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 분기에 비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81% 증가했다. 가격 급락·정전 사고 등의 후폭풍을 우려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으로 D램 고정거래가를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했고 80·68나노 등 미세회로 제품군의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60%로까지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뒷심이 됐다.

반면에 TV 등 디지털미디어 분야는 매출 1조4800억원에 영업손실 1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분야의 제품이 90% 이상 해외에서 생산되고 해외 연결기준으로는 2400억원의 이익을 낸 점을 감안한다면 크게 나쁜 실적은 아니다. 생활가전 역시 본사 기준으로는 58억원 가량 적자를 냈으나 연결기준으로는 4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고 삼성전자는 덧붙였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실적”이라고 자평하고 “4분기에는 크리스마스 특수 등 본격적인 성수기가 이어져 메모리·휴대폰·LCD·TV 등 주력 제품에 대한 견고한 수요 증가세가 기대되는만큼 실적 성장세를 지속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