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불리는 피그말리온 효과.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왕이자 뛰어난 조각가였다. 어느 날 그는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고운 옷을 입히고 멋진 장식도 달아주면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다루듯 소중하게 보살핀다. 축제가 열리자 피그말리온은 제단 앞에 나가 자기가 만든 상아 여인과 같은 아내를 달라고 빌었고 이에 감동한 여신 아프로디테는 그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 심리학 용어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던 학생이 교사의 말 한마디로 크게 분발, 몰라보게 우수한 학생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학생에 대한 교사의 칭찬이나 기대가 학생의 행동과 지적 발달에 크나 큰 영향을 끼침을 보여 준다.
미국발 ‘서브 프라임’ 쇼크가 얼마 전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게다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이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긴축 정책을 쓸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을 지탱해주고 있는 자동차·조선 등 일부 부문에서만 성장세를 견인하는 모습이 위태롭기까지 보인다. 뭐니뭐니 해도 한국경제를 이끌 동인은 IT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자타가 인정하는 IT강국이다. 우수한 인력과 잘 갖춰진 인프라는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IT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선순환 투자의 요체로서 그 기능을 다하도록 힘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투자 자금이 없어 ‘사장’되기 일쑤다. 분명 산업발전의 걸림돌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던가. 기대와 격려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고투(苦鬪)’하고 있는 IT기업들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게 분명하다.
◆임지수 온라인/탐사기획팀장 j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