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2시 웹-한·미 공동 세계 첫 액정 초미세 나노패턴소자 개발

15일 새벽2시 웹-한·미 공동 세계 첫 액정 초미세 나노패턴소자 개발

 반도체와 단백질 칩 등 바이오 및 광전자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초미세 나노패턴 소자가 처음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서남표)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교수(교신저자)와 물리학과 김만원 교수 연구팀은 미국 캔트주립대학 액정센터 올래그 라브랜토비치 교수팀과 공동으로 액정디스플레이(LCD)의 핵심소재(액정물질)를 이용해 차세대 초미세 나노패턴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15일자 네이처 머티리얼스지 온라인판에 게재된다.

 나노패턴 제작은 차세대 초고밀도 반도체 메모리 기술과 바이오 칩 등 나노기술의 핵심분야다.

 정 교수팀의 액정을 이용한 패턴 구현은 기존의 패턴 방식에 비해 대면적을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 특성을 가지는 나노물질도 액정 패턴 내에 배열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LCD를 구동하는 물질인 네마틱 액정과 달리 정 교수가 사용한 스메틱 액정은 LCD 응답 특성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결함구조 때문에 LCD 구동물질로 그동안 사용하지 못해 왔다. 이러한 스메틱 액정은 기판의 표면 특성에 따라서 무질서한 형태의 회오리 형 결함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정 교수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직선이 새겨진 실리콘 기판을 사용, 무질서한 회오리 형태의 액정 결함구조를 규칙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공정은 기존의 나노패턴에 적용하는 방식과 비교해 제작 시간을 수십 배 이상 줄일 수 있으며 결함구조 내에 다른 형태의 기능성 물질도 규칙적으로 배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할 경우 다양한 형태의 패턴이 필요한 실제 반도체와 단백질 칩 등의 바이오 소자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연성소재를 이용한 나노패턴 소자 제작 방식의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라며 “향후 액정을 이용한 새로운 응용기술의 신기원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사진=수 ㎜ 크기의 대면적 액정물질 나노패턴 현미경 사진. 우측 상단은 액정 나노패턴 내에 형광 나노입자를 규칙적으로 포집한 리소그라피 제작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