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IPTV 시장에 공격적으로 가세하면서 IPTV 셋톱박스 시장도 마침내 대회전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100만 가입자를 넘기겠다며 공세에 나서고 있는 KT의 신규 공급사 선정 구도가 내년도 IPTV 셋톱박스 시장을 좌우한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내년까지 총 100만대 이상의 셋톱박스 시장이 형성되며 그 규모가 많게는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의 ‘아이코드’ 서비스와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의 ‘다운로드앤플레이(DNP)’ 서비스를 합쳐 메가TV 가입자가 1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출시 한달여만에 이같은 가입자 유치를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목표치인 30만 가입자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과거 VoD 서비스인 ‘홈엔’ 브랜드와 5만명의 가입자를 연말까지 메가TV로 흡수, 선발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 뒤집기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지만 출시 초기 시장반응은 예상외로 좋다”면서 “셋톱박스 추가 발주를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셋톱박스 추가 조달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DNP 방식 셋톱박스를 현재 다산네트웍스의 단일 공급사에서 조만간 복수로 늘리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스트리밍 방식인 아이코드의 경우 KT 백본망 증설작업이 완료되는 내년까지는 서비스 권역에 제한이 있는데다, 지금도 삼성전자·휴맥스 등 2개 업체가 공동 납품하고 있고 기술장벽도 비교적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매각작업에 나서면서 60만 가입자를 기점으로 하나 TV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연말까지 80만 가입자는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셀런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하나TV 셋톱박스는 월 6만대씩 꾸준히 발주되고 있으며, 내년초 현대디지탈텍이 신규 공급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IPTV 신규 진출을 선언한 LG데이콤은 LG전자·LG노텔·가온미디어 등 3개사를 공급사로 선정했지만, 아직은 초도 발주물량조차 확정짓지 못한채 시장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IPTV 셋톱박스 시장에서는 올 연말 KT의 신규 공급사 선정구도가 내년까지 이어질 시장 수요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하나로텔레콤·KT·LG데이콤 등 3개사의 공급사 진영이 확연히 갈리고 있지만, IPTV가 대중화 시기로 진입하게 되는 내년에는 통신사업자간 교차 선정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에서다.
SK증권 이지훈 애널리스트는 “KT의 공급사 선정이 중요하지만 최근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IPTV 셋톱박스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당장 큰 수혜를 기대하기 보다는 국내 사업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는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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