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콘텐트관리(ECM)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업계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ECM 시장의 패권 장악을 위해 주요 소프트웨어(SW)업체는 하드웨어(HW)업체까지 너도나도 시장 경쟁에 가세해 그야말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업계의 중심 축을 옮겨 놓은 듯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왜 ECM인가=ECM는 데이터·문서·이메일·웹페이지 등 기업의 정보와 콘텐츠를 하나의 시스템 통합관리하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기업들은 ECM을 통해 문서와 지식과 관련된 결과물을 얻어내고 이는 곧 지식경영과 연결된다. 세계적인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업체들이 ECM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업체들은 세계 모든 기업들이 결국 지식경영에 동참할 수밖에 없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 ECM이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 투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ECM이 기존 정보화 솔루션의 쉬프트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사자원관리(ERP), SCM(공급망관리) 등 20세기 정보화를 주도해온 솔루션이 대부분 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춘 반면, ECM은 기업의 지식 생산성을 올리데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ECM이 미국에선 포스트 ERP로 주목받고 있다”며 “지식경영이 가장 앞선 미국 시장이 ECM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이며, 일본과 유럽,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ECM 시장은 30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며 매년 10% 안팎의 고도 성장을 구가중이다.
◇절대 강자 없다=미국계 SW업체들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IBM이 대표적인 ECM업체인 파일네트를 인수한데 이어 오라클이 스텔란트를 인수해 이에 맞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ECM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중이다. HW업체로는 EMC가 다큐멘텀을 인수해 메이저 SW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의 강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CM이 이제 막 열리는 시장인데다, 각자 강점을 가지고 있어 다른 SW와 달리 아직 독주체제나 양강체제나 형성되지 않고, 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양상이다. 오히려 공동의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는 것이 정확한 시각이다.
홍정화 한국EMC 상무는 “국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ECM 시장에서 EMC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라며 “ECM을 플랫폼을 국내 다양한 솔루션을 붙여 국내 ECM 시장을 장악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경 한국오라클 상무도 “ECM은 오라클 미들웨어 핵심전략인 퓨전미들웨어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ECM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DBMS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 아이템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도 기회있다=아이온커뮤니케이션을 정점으로 한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업체들의 시장 공략 강화가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선 공룡기업들과 맞서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대형 SW업체들의 글로벌 마케팅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이 커지면 시장 기회도 그만큼 커지지 때문이다. 국내 주요 업체는 미국을 제외한 일본과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국산 ECM이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글로벌 ECM 시장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