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지재권 올 것이 왔다

 스타크 10년 ‘올 것이 왔다’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와 각 게임방송사 등을 접촉하며 자사 게임의 지식재산권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5월 서울에서 공개된 ‘스타크래프트2’ 동영상에서 마린 병사가 내뱉은 “올 것이 왔군”이란 대사가 현실이 됐다.

 ‘스타크래프트’는 올해로 출시 10년째다. 그 10년 동안 e스포츠가 탄생해 젊은층의 인기 스포츠로 떠올랐고 수많은 스타가 명멸했으며 대기업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게임 전문 방송국이 탄생하고 게임 업체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장이 열리는 것을 목격했다.

 이 놀라운 성공은 누구의 공일까? ‘스타크래프트’를 창조해 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일까, 혹은 패키지 400만장을 사 주며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낸 우리 팬들의 힘일까? 게임단, 혹은 미디어의 힘이었을까?

 올 초 있었던 한국e스포츠협회의 중계권 판매는 이런 질문에 불을 댕겼다. 프로게임단으로 구성된 협회와 방송국이 각자의 몫을 놓고 의견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e스포츠판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블리자드까지 ‘스타크래프트2’를 내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은 “e스포츠라는 미지의 세계를 앞장서 개척하며 그 과정에서 블리자드에 막대한 이득을 안겨준 한국의 노력이 배제되고 주도권을 뺏길지 모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블리자드 측은 “e스포츠에 한국 팬·미디어·기업 등이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집합적(collective) 노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팬의 성원에 힘입어 자란 블리자드가 국내 e스포츠 토양을 깨는 일을 했다간 팬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팬심’에만 의존할 것인가? 명백한 지재권 문제를 외면하고 ‘e스포츠협회’가 아니라 ‘스타크래프트협회’, ‘게임 방송’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 방송’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국산 게임의 e스포츠화에 무관심했던 국내 관계 기업·기관의 대응이 궁금하다.

 한세희기자<콘텐츠팀>@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