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LCD 장비업계가 올 4분기 후반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매머드급 장비발주에 힘입어, 최대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일부 설비업체만이 기록한 2000억원대 매출 기업이 장비분야에서도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업계에서는 4분기 현재 미집행한 투자와 신규투자를 합친 6조원 정도가 올해 연말까지 장비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예정이고 LCD업계에서는 내년 한 해 동안 순수장비투자만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인 5조원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및 LCD업계가 4분기 미집행 금액과 추가 증액 등을 포함해 내년까지 확정한 투자규모만 최소 11조원 안팎에 이르고 통상적인 예상 투자까지 합치면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반도체와 LCD 장비발주가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대규모로 이어지면서 주성엔지니어링·케이씨텍·세메스 등 반도체 및 LCD 장비를 모두 생산하는 업체는 기록적인 상승 모멘텀을 맞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대 매출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LCD 투자감소로 반도체 장비 수출에 주력한 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까지 1797억원의 매출을 달성, 올해 처음으로 2000억원 매출 고지를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8세대 LCD라인 증착장비 수주가 유력해 올해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반도체 부문 매출에서 3000억원 매출 돌파에도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하이닉스·LPL 등 대부분의 소자업체와 거래 중인 케이씨텍도 2004년과 2005년에 기록한 1500억원대 매출을 훌쩍 뛰어넘어 내년에는 2000억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8세대 투자 수혜주로 꼽히는 세메스·디엠에스 등 LCD 세정 장비업체는 최근 삼성전자와 LPL이 추진 중인 장비교차 구매 대상으로 뽑힐 가능성도 높아 지금까지 삼성과 LG 한쪽에서만 발생했던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치우 반도체산업협회 차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국산화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통상 국내 반도체업계 투자금액의 20% 정도만이 국내 장비업계 분으로 돌아가던 것이 올해와 내년에는 30% 가까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주요 장비업체 외에도 국내 장비업체 전반에 걸쳐 매출 증가가 이뤄지면서 사상 최대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올 4분기부터 반도체와 LCD 보완투자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되고 내년 초에는 삼성전자와 LPL의 8세대 투자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며 “올해 설비투자 감소로 상반기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다수의 장비업체가 폭주하는 수주량을 감당하기 위해 신규 인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규호·장지영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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