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데에는 휴대폰 사업의 체질 개선이 큰 힘이 됐다. 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대규모로 중저가폰을 판매해 물량을 늘리면서도 프라다폰·샤인폰·뷰티폰 등 선진시장에 판매한 프리미엄폰의 매출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려 판매량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모델 수를 선택과 집중하고 모듈 단위의 부품 소싱 등 원가구조를 혁신해 이익률도 8.4%대로 끌어올렸다.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1%대에 머물던 작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사업 구조를 경쟁체제로 전환하고 시장회복세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LCD TV·모니터 등 완제품은 흑자로 돌아섰고 PDP 사업도 모듈 라인의 가동률도 100%까지 증가,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실히 개선했다.
◇휴대폰, 간판 사업 되다=그동안 LG전자의 대표 사업은 생활가전이었다. 분기당 3조원 안팎의 매출에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성과를 잇따라 냈기 때문이다. 휴대폰은 매출 면에서는 아직 LG전자의 간판 사업이 아니다. 최대 매출을 거둔 지난 분기에도 2조7000억원대에 머물러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생활가전의 규모를 따라내기는 아직 무리다. 하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모양새가 달라졌다. 2분기에는 11.6%라는 사상 최대의 이익률과 3132억원의 최대 이익액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에도 2090억원의 이익액과 8.4%의 이익률로 생활가전의 1496억원, 5.4%를 크게 상회해 간판 사업이 됐다. 안승권 MC본부장은 지난 4월 초콜릿폰 1000만대 판매고의 성과를 거둔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상의 목표는 이익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분기, PDP 흑자 전환·뷰티폰 선전 기대=4분기 LG전자 실적은 디스플레이 사업, 특히 PDP 사업의 흑자전환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성수기를 맞은만큼 3분기에 이어 판매량의 증가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틈새 제품으로 개발한 32인치 PDP 모듈 수요가 연내 60만∼70만대 판매돼 당초 계획한 300만대의 판매고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관건은 마쓰시타 등 경쟁사의 판가하락 대응과 마케팅 비용. 정호영 CFO는 “7∼8%의 가격 하락을 이미 예상하고 있다”면서 “재고도 많지 않은데다 신제품 판매가 본격화되고 비용절감의 노력이 효과가 나타나면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시장에 출시가 시작된 500만 화소급 초고기능 ‘뷰티폰’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예상이다.
◇경쟁력 강화 작업 지속=LG전자는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 위해 낭비제거·TDR 등 혁신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부사장은 “남 부회장이 취임 초기 밝힌 ‘글로벌 톱3에 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업에 집중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 “성숙기·쇠퇴기에 든 사업은 생산합리화·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M&A 등으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지연·서동규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