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로보월드 2007의 두드러진 특징은 각종 로봇의 성능을 겨루는 ‘국제로봇콘테스트(IRC 2007)’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것이다. 로봇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하는 로봇경진대회인 국제로봇콘테스트는 △그랜드 챌린지 △로보피아드 △휴머노이드로봇 경진대회 △로보페스트 △지능형 SoC 로봇워 △로봇축구 △로봇페스티벌 △URC로봇 경진대회 총 8개 분야에 대한 대회가 펼쳐진다. 관련 경기종목은 30개, 참가팀은 1800개, 3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된다. 예상 참관인원도 지난해 3만명보다 훨씬 늘어난 4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장소도 지난해는 코엑스 1층 로비에서 약식으로 진행된 데 비해서 올해는 인도양홀 전체를 빌려 행사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이번 국제로봇콘테스트는 미래 로봇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주역들과 그들의 로봇사랑 및 로봇역량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한국의 R스포츠 경쟁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차세대 로봇리더를 북돋우기 위해 콘테스트에 참가할 선수들에게는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산자부장관상 등 160여점의 상이 수여된다.
△그랜드 챌린지
작년 예비대회에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그랜드 챌린지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고난도 미션을 수행하는 서비스 로봇을 선발하게 된다. 20·21일 이틀 동안 펼쳐질 그랜드챌린지의 4개 로봇팀에 주어진 미션은 사람의 육성명령에 따라 승강기를 타고 정해진 방까지 찾아가서 물건을 찾아오기. 사람에게는 사소한 잔심부름이지만 로봇 처지에서는 엄청난 기술적 도전이다. 시끄러운 빌딩 안에서 사람의 음성명령을 인식하고 가까운 승강기를 찾아서 올라타기란 쉽지 않다. 둔한 로봇팔로 승강기 버튼을 누르고 방번호를 인식하기도 매우 어렵다. 5∼6살 어린이의 지적, 행동능력을 갖춰야만 미션을 완수할 정도로 기술적 난도가 높아 주최측도 올해 대회에서 우승팀은 없으리란 판단이다. 우승팀에는 로봇경진대회 사상 최고 금액인 1억원의 상금과 대통령상이 부여될 계획이다. 미션 수행자가 없으면 상금은 다음해로 누적되면서 최고 3억원까지 올라간다. 그랜드챌린지는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가 추진해온 서비스로봇의 기술성과를 평가하는 독창적 경진대회로서 로봇업계 파급효과도 지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이 간단한 심부름을 할 정도의 지각, 행동능력만 갖춰도 서비스산업에 혁신적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피아드
기업 및 대학, 연구기관의 상용화로봇 기술을 평가하는 기술평가대회로 올해는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개발해온 청소로봇의 성능과 기술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경진대회
인간 모형의 2족 보행이 가능하고,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20∼120㎝ 소형 로봇 경진대회다. 격투·농구·축구·릴레이·계단오르기·댄스·서바이벌 등 8개 종목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로보페스트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초·중·고생 대상의 로봇관련 과학경진대회다. 청소년이 직접 구체적인 목적달성에 적합한 로봇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과학지식을 쌓게 만든다.
△지능형 SoC 로봇워
비전인식모듈을 제공받아 프로그래밍한 후 영상인식을 통해 파악된 적에게 레이저포나 태권공격을 가해 포인트를 얻어 승자를 결정하는 자율보행 시뮬레이션 경진 대회다. 상대 탱크로봇에 레이저포 공격을 가해 상대의 에너지 게이지를 감소시키거나 작동을 멈추면 이긴다.
△로봇축구(FIRA Challeng Cup)
여러 대의 로봇이 한 팀을 이뤄서 역할을 나누고 상대방 골대에 골을 넣어 획득한 점수의 합으로 승리팀을 가리는 경기다. 각 로봇은 완전 자립형으로 전원, 구동장치를 내장하고 제어는 외부에서 진행되며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가 기대된다.
△로봇페스티벌
한국 로보원 위원회와 연계해서 이족로봇의 격투대회, 마이크로로봇 대회등 다양한 경기로 로봇축제 분위기를 연출할 전망이다.
△URC로봇 경진대회
유비쿼터스 로봇의 개념을 도입해 로봇하드웨어와 서버의 통신을 통해 로봇운용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 URC로봇의 성능을 테스트하게 된다.
△부대행사
행사 마지막 날인 12시부터 가족들이 참가하는 ‘로봇 만들기’ 대회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3인 이상 가족 60여팀이 참가해서 로봇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일반인에게 로봇붐 조성 및 로봇의 친근한 이미지 확산을 꾀하고 있다. 과제는 종이 모빌로봇을 누가 빨리 조립하는지를 겨루는 것. 전체 로봇을 조립하는 데 한두 시간이 소요된다. 상위 10개 팀에 부상을 수여하는 방식인데 가위나 풀이 없어도 거뜬이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국제로봇컨퍼런스
로보월드는 전시와 경진부문 외에 국제적인 학술대회도 함께 열려 국제적 로봇행사로서 격을 높이게 된다. 18∼20일 사흘간 코엑스 3층 콘퍼런스 센터와 장보고홀에서 펼쳐지는 ‘국제로봇콘퍼런스(KRC 2007)’에는 26개국 로봇전문가 400여명이 참가해 최신 로봇기술 동향이 담긴 709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가 주관하는 국제로봇콘퍼런스는 로봇공학 분야 유명인사들의 강연이 9회나 진행될 예정이다. 18일은 야코브 오시만 이스라엘 공대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황지 홍콩대 교수, 선젱치 칭화대 교수, 나가시마 아키라 요코가와전기 CTO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19일은 권욱현 서울대 교수, 발란 필래이 헬싱키대학 교수, 요코이 가스히토 AIST 교수, 탠디 트라우어 MS로보틱스 그룹장, 20일은 도시히로 히구치 도쿄대 교수가 휴먼로봇·필드로봇에 대해 강연에 나선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MS의 로봇사업을 총괄하는 탠디 트라우어. 그는 로봇사업에 진출한 MS의 로봇사업 전략과 한국시장에서 로봇 관련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제로봇콘퍼런스는 일본과 공동주최한 반면에 올해는 한국 단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로보월드의 후광을 이용해서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