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들 `개성공단`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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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1단계 기반시설 공사가 착공 4년 4개월 만에 마무리돼 지난 17일 당초 연말로 예정됐던 시기보다 앞당겨 준공식을 가졌다. 330만㎡ 부지에 삼봉공원 등 공원 3곳과 상하수도 시설, 폐수 종말처리장 등이 건설됐다.

이곳에 입주 예정인 기업은 모두 220개사로 현재는 45개 업체에서 남북한 합쳐 2만명이 연 매출 2억달러 규모의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나머지 180여개 기업들은 빠르면 내년 초, 늦어도 2009년 경에는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였지만 남북 정상간 3통 합의로 가동시기를 좀더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곳에는 대덕전자, 재영솔루텍, 한국단자공업, 모아텍, 자화전자 등 12개의 중견 전기·전자 기업이 포진돼 있다. 품목도 PCB(대덕전자), 재영솔루텍(자동차용 부품 및 휴대폰케이스), 모아텍(스테핑모터), 자화전자(진동모터), 한국단자공업(커넥터), 에스엘전자(자동차용 전장부품) 등 세밀한 손놀림이 요구되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

대덕전자의 CFO인 장홍은 상무는 “내년 말쯤 개성 PCB 후가공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라며 “특히 남북정상회담 합의처럼 3통만 해결된다면 본사가 위치한 안산공장에서 개성까지 왕복 4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돼 물류나 인건비 차원에서 다른 해외공장보다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아텍의 송경선 부장은 “본사인 인천과 개성까지는 불과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만 운영된다면 물류비, 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중국공장의 3분의 1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조성될 2단계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토지공사는 개성공단 2단계 사업개발 규모를 총 826만㎡(250만평)로 정하고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 2011년께 분양할 계획이다. 토공은 2단계 공장구역에는 노동집약형 산업보다는 합성수지, 원사 등 재료형 산업과 기계·전기·전자 등 부품산업 위주로 배치할 계획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무엇보다도 말· 문화가 통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해외 진출 전략까지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1단계 사업 참여 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국내 기업들의 개성공단 2단계 입주 경쟁은 보다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미니인터뷰-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 

“양질의 북한 노동력과 국내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할 수 있는 개성공단은 최적의 생산기지가 될 것입니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은 부품업체들의 중국행이 이어지고 있으나,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 측면과 잠재 성장성에서 개성공단이 중국에 비해 낫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이 중국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것은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중국의 기업환경이 국내 기업에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중국의 인건비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영업세 등 각종 세금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중국에 진출했던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최근 다시 유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학권 회장은 “중국과 달리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업무 이해가 빨라 효율성이 높다”며 개성공단 비교우위론을 강조하며 “통신·통관·통행 이른바 3통(通) 문제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롭지 못한 인터넷 통신과 각종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통행 절차는 빠른 시일내 해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에서 자동차 및 휴대폰용 부품을 생산중인 재영솔루텍은 최근 준공된 1단계 부지에 올해 말 4000평 규모의 제 2의 생산공장 건립에 들어가 내년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