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반도체 Fe램(F램)의 상용화를 실질적으로 앞당길 강유전체 도메인(ferroelectric domain)의 동역학적 성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포스텍 BK21 지식산업형소재시스템사업단의 신영한 연구교수(신소재공학과)는 F램에 사용되는 강유전체 도메인의 동역학적 성질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결과를 담은 신 교수의 ‘강유전체 도메인 벽 움직임의 결정핵 생성과 성장 메커니즘’ 논문은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8일자에 소개됐다.
메모리는 커패시터(capacitor)의 전하 저장 여부에 따라 데이터를 인식하기 때문에 커패시터로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 F램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D램과 거의 같은 구조지만 강유전체를 커패시터로 사용,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메모리 작동에 사용되는 전압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F램 개발 및 상용화의 관건은 강유전체의 성질 규명에 달려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강유전체 도메인 연구는 도메인 사이에 있는 벽의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아 최근 실험에서 밝혀지고 있는 강유전체의 동역학적 성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신 교수는 이번에 범밀도 함수론,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F램 내에 도메인 벽의 움직임을 밝혀냈을 뿐 아니라 도메인 벽 주변의 쌍극자(dipole)가 도메인 벽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실험에서 알아냈다.
또 F램의 메모리 저장과 삭제에 관계되는 도메인 벽에 형성되는 결정의 크기가 1.2㎚(12Å) 정도로 기존 연구보다 5배 정도 작다는 것과 이 주변의 분극 분포의 퍼짐에 따라 도메인 벽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낮아진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는 F램이 메모리를 저장하고 지우는 속도가 기존의 모델보다 훨씬 빠르며 메모리 저장과 삭제시 사용하는 에너지 역시 기존보다 낮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론이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현재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의 F램 개발 및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