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의 인력 운용이 세계적인 수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50% 내외로 그룹 의존도가 높은 것은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본지가 최근 5년간 연간 매출 1조원대 벽을 돌파한 국내 IT서비스 빅3의 직원 1인당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질과 양적 측면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은 특히 글로벌 IT서비스 기업보다도 훨씬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조사 자체만으로는 글로벌화 가능성을 밝게 했다. 다만, 높은 그룹의존도가 이들 회사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 요구됐다.
◇빅3 인력운용 효율성 일단 ‘합격점’=지난 2002년 이후 최근 5년간 삼성SDS, LG CNS, SK C&C 등 이른바 국내 IT서비스 빅3 기업의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점검하기 위해 각 기업의 본사기준 연간매출, 영업이익, 직원수, 인당 매출, 인당 영업이익을 집중 분석했다.
조사 결과 삼성SDS는 2002년 1조551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조1017억원으로 35.5%가 증가했다. 이 사이 6659명이던 직원수는 7680명으로 15.3% 늘어나 인당 매출은 2억3293만원에서 2억7366만원으로 순증했다. 인당 영업이익도 2002년 159만원 수준에서 2006년엔 3355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LG CNS는 연간매출이 2002년 1조1618억원에서 2006년 1조8456억원으로 58.8%가 증가했고, 직원수는 2002년 5614명이던 것이 지난해 6278명으로 11.8% 늘어나면서 인당 매출은 2억695만원에서 2억9398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회사 역시 인당 영업이익은 2002년 427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2079만원으로 급증했다.
SK C&C의 인력운용 효율성은 빅3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002년 8842억원에서 지난해 1조1079억원으로 25.3% 증가한 사이 직원수는 1745명에서 2415명으로 38.4%나 늘어나면서 2002년 5억670만원이던 인당 매출이 지난해 4억5876만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타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효율성이 보였다. 인당 영업이익도 2002년 2052만원에서 지난해 4691만원으로 증가하며 단연 수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업체와 견줄만한가=단순 수치만으로 비교하면 이 같은 성적은 글로벌 톱10에 랭크된 IT서비스 기업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직원이 13만1000명 수준인 EDS의 경우 지난해 212억6800만달러 매출을 올려 인당 매출은 16만2351달러다. 이를 달러당 920원의 환율로 환산하면 1억4936만원 수준이다. 직원 17만명 규모의 액센츄어의 지난해 매출은 182억2836만달러로, 인당 매출은 10만7226달러(한화 9865만원)다.
이 분야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IBM의 글로벌서비스(GS) 부문은 매출 482억4700만달러, 추산 직원 20만명으로, 인당 매출은 24만1235달러(한화 2억2194만원)를 기록했지만 4억5800만원대의 SK C&C나 3억원에 가까운 삼성SDS, LG CNS 등에 비하면 훨씬 낮았다.
◇높은 그룹 의존도 ‘숙제’=수치상의 비교만으론 국내 IT서비스 빅3의 경쟁력은 가히 세계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강력한 변수로 작용한 것은 그룹의존도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통해 강력한 입지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그룹의 절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매년 소폭 감소하는 추세라지만 지난해 삼성SDS와 SK C&C의 그룹의존도는 65%대에 이른다. 그나마 LG CNS가 이들보다 낮은 43.0%를 기록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생존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김현수 한국IT서비스학회장은 “21세기 들어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신사업발굴, 공공·금융사업 강화 등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등 질적, 양적 성장기반을 마련했지만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그룹 의존도 없이도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고강도의 체질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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