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보좌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나아갈 방향의 좌표를 세우는 일. 대통령이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철학을 정책으로 실현하는데 필요한 자문과 보좌역할을 하고 대통령과 부처와의 중간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개하는 자리.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있는 듯 없는 듯 역할을 완수하는 김선화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51)이 하는 일이다.
그는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강도높은 과학기술 혁신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참여정부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년 넘게 대학, 출연연, 기업 연구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의 과학기술정책 연구 활동을 통해 ‘제 2의 과학기술 입국’ 토대를 하나하나 놓고 있다. 지금도 미래 국가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 주역들이 실험실에서 신명나게 연구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 보좌관은 어려서부터 물리학자인 부친이 손수 제품을 제작하는 것을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과학과 기계구조에 흥미를 갖게 됐고 지금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어떤 커다란 원칙들에 의해 설명된다는 사실에 흥미와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양자물리학의 거두인 닐스보어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과학과 가까워진 것처럼 김 보좌관 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는 어렸을 적의 주변 분위기나 사회문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보좌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청소년들이 언제 어디서나 과학과 즐겁고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최근에 발간한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공계 위기론’과 관련해서는 “보다 많은 후배들이 이공계로 진출하고 또 이공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서로 키워주고 이끌어주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는 ‘과학기술중심사회 구현’을 내걸고 과학기술부를 부총리 부처로 승격했고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조정에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과기혁신본부를 출범시켰고 최근 3주년이 지났다. 국무총리실에 소속돼 있던 출연연을 과기부 산하로 두는 등 하드웨어적인 행정체계는 갖춰 놨다. 이제 이 시스템에 살을 붙이고 채워 나가는 것은 정부와 함께 과기계가 해야 할 일이라고 김 보좌관은 말했다.
‘이공계를 선택하고 과학도의 길을 걸어오면서 단 한 번의 후회도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보좌관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면 인간적이 아니겠죠”라며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인류의 역사발전에서 과학기술이 열었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간접 경험이 있고 또 자신이 과학기술이 여는 새로움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한 길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 보좌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을 하면서 얻는 가장 큰 보람으로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을 꼽는다. 과학기술이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을 주도한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건강한 삶, 안전한 삶, 편리한 삶, 쾌적한 삶,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의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과학도의 길은 일상적인 반복의 길이 아니라 미지세계를 탐구해가는 개척자의 길로 지속적인 노력과 땀을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낀다는 그다. 그래서 그는 늘 미래를 보고 살아가고 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인생모토
‘항상 진실되게 살자, 꾸준히 한결같이, 조금씩 노력하자’ 김 보좌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덕은 정직이다. 정직의 대상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에게 정직할 수 있다면 세상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
1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연구원 입사 때 면담한 부장님. 어머니는 개인 중심으로 살아가던 나에게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줬고 연구원 부장님은 학생이 아닌 프로정신을 가진 전문가로 일해야 한다는 프로정신을 심어줬다.
▲이공계에 하고 싶은 한마디
우리 이공계가 사회 속으로 파고드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사회적 지지기반이 아직 약한 과학기술계가 사회 속에서 드러나고 사회의 발전을 위해 함께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지런함으로 많은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창의적인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이력
76 충남대 금속공학 학사 1982 충남대 대학원 금속공학 석사 92 서울대 대학원 금속공학 박사 82∼85 포항제철기술연구소(RIST·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89∼92 한국기계연구원 제조야금실 2000∼2001 순천향대학교 여학생부처 처장 2001∼2006 순천향대학교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부교수 2001 프론티어사업 차세대소재성형기술사업단 운영위원 2002 대한금속재료학회 사업위원회 위원 2004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2006 순천향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2006∼현재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