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음향기기도 개개인의 청력에 맞출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합니다.”
권대훈 크리스틴코리아 사장(38)은 사람마다 청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각에 최적화해주는 음향기술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력이 사람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음반과 같은 오디오 기기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세계 최초의 개인형 맞춤 음향 솔루션 ‘와이즈오디오’. 이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것은 권 사장의 성장과정이 배경이 됐다.
권 사장은 “음향기기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각종 음향기기와 함께 살아왔다”며 “3형제 모두 음향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 권 사장은 외국의 뛰어난 장비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최고의 스피커를 가져와 들려줘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라졌다. 결론은 청력차이에서 비롯된 차이였다. 그래서 이 차이를 줄여보기로 마음 먹었다.
가장 주관적인 기기 중 하나인 오디오 장비를 객관적인 기기로 만드는 것. 이것이 권 사장이 개발한 와이즈오디오가 하는 역할이다.
그는 “사실 의료적으로는 1950년대부터 개개인의 청력 차이에 대해 알려졌었는데 음향기기 쪽에서는 이를 무시해왔었다”며 “최근의 웰빙트렌드와도 개인 맞춤형 음향 솔루션이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이팟 사용자인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존 키엘 피터슨 등이 캘리포니아 샌호세 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좋은 예다. 이 소송에서 아이팟 사용자들은 아이팟의 볼륨으로 인해 난청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비단 아이팟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모든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이 잠재적 소송의 대상이다.
권 사장은 “지하철 소음도가 80㏈ 정도인데, 소리를 알아들으려면 15㏈ 정도를 올려줘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옆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볼륨을 높이면 120㏈를 훨씬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120㏈ 이상의 볼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청력에 심각한 손상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용자가 잘 안 들리는 주파수 대역을 잘 듣게 해주려면 특정 주파수 대역만 올려줘야 하는데, 지금의 오디오 볼륨 시스템은 고음부터 저음까지 모든 음역대를 동시에 올려 잘 듣는 주파수와 연관된 청력 신경을 손상시킨다는 설명이다.
반면 와이즈오디오를 탑재한 기기를 사용하면 각 음역대를 개인이 가장 듣기 편안한 대역으로 조정해서 청력 손상 없이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또 하드웨어의 결함도 일부 보정해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노트북 등의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고음대역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그 부분을 조정해 자연스런 소리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음악을 듣는 기기 뿐만 아니라 전화기나 휴대폰 등 음향이 나오는 모든 기기가 대상이 될 수 있어 시장도 충분히 넓은 것으로 평가된다.
권 사장은 “지금까지 음향 분야에서는 한국 기술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며 “한국사람이 듣는 소리인 와이즈오디오 솔루션이 세계 모든 사람이 듣는 기술이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