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치우세요! (Hands off !)’
철도와 지하철에서 낯선 사람이 의도적으로 신체 접촉을 하면 자동으로 이를 경고해 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철에서 빈번한 성추행을 막는 수단으로 톡톡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
‘접촉 경고 프로그램(Anti-Groping APPli)’으로 이름 붙은 이 소프트웨어는 한 엔지니어가 지난 2005년 말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렸다. 일본 인터넷 업체 스파이시 소프트에 따르면 이 제품은 나온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톱10 모바일 인기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지난주 7위에 올랐다.
동작 원리는 간단하다. 낯선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 상대방에게 휴대폰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여 준다. 굵은 글자체로 “실례합니다. 나를 더듬었나요” “이건 범죄입니다”라고 단계적으로 보여 준 후 마지막으로 “경찰서에 같이 가시죠”라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그래도 별 반응이 없으면 ‘열 받아 (Anger)’ 아이콘을 누르면 주변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리는 등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스파이시 소프트 측은 “처음에는 재미 삼아 이 프로그램이 유행했는데 지금은 아바타·게임 등으로 아류작이 등장할 만큼 인기”라며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봤다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도쿄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총 1853명의 지하철 성추행범이 검거됐다. 야후 인사이트는 모바일 왕국인 일본에서는 61% 휴대폰 고객이 매일 하나 이상의 모바일 프로그램을 이용할 정도로 모바일이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